SK바이오팜, 디지털치료제 개발 자신감…“신약과 시너지”

SK바이오팜, 디지털치료제 개발 자신감…“신약과 시너지”

CES 2023서 뇌전증 웨어러블 치료기기 5종, 앱 공개 예정
신약 세노바메이트와의 융합 초점…치료·예방·관리 한 번에
“중추신경계 넘어 우울증, 알츠하이머 등에도 적용 가능”

기사승인 2022-12-14 15:45:46
황선관 SK바이오팜 부사장(R&D 혁신본부장)이 14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사전설명회를 통해 새롭게 개발된 자사의 뇌전증 디지털치료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선혜 기자

뇌전증 신약을 독자 개발했던 SK바이오팜이 이제는 뇌전증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타 개발사들과 달리 약과 의료기기 융합을 통해 치료·예방·관리 전반에 걸친 혁신 솔루션을 내놓겠다는 포부다.

SK바이오팜은 14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사전설명회를 열고 자사의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의 로드맵과 비전을 소개했다. 이날 SK바이오팜은 내년 1월 미국라스베가스에서 열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 자사가 개발한 뇌전증 환자 전용 디바이스 5종과 어플리케이션을 선공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들은 뇌전증 환자의 발작완전소실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제로(Project ZERO)’ 사업의 한 축이다. 환자 뇌파·심전도·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발작 발생을 감지하는 인공지능(AI) 모델, 발작 감지 알림 제공 및 이력을 기록·분석해 질환 관리를 돕는 모바일 앱이 포함된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 경우 뇌전증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헤드셋, 이어버드, 헤드밴드, 안경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상됐다. 또 어플리케이션 경우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해 환자의 발작을 예측할 수 있고 복약 관리, 위기 상황 시 지인 혹은 의사에게 위치 및 상황 알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게 했다.

황선관 SK바이오팜 부사장(R&D 혁신본부장)은 “이번에 개발된 제품들은 단순히 관리하거나 알려주는데만 그치지 않고 환자의 리얼월드데이터(RWD)를 통해 발작 상황을 예측하고 방지하는 데 의의를 둔다”며 “발작을 두려워하는 뇌전증 환자들의 삶, 그 여정의 전 과정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은 디지털치료제 허가를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 임상에 들어간다. 이르면 5년 안에 허가 및 출시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바이오팜이 선보인 5종의 웨어러블 의료기기. 센서가 부착돼있어 뇌전증 환자의 뇌파를 감지한다. 수면을 위한 와이어드형, 패션용 글래스형, 센서가 보이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 헤드밴드형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됐다. 오른쪽은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제로 앱’으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발작 예방, 위기상황 알람, 위험환경 감지, 복약 확인 등이 가능하다.

제약계, 치료에만 한정해선 안 돼…차세대 먹거리 ‘디지털 전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만으로도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던 SK바이오팜. 회사는 왜 디지털치료제 시장까지 나선 것일까.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공개한 ‘디지털치료제 산업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가 올해 38억8000만 달러(약 5조1895억원)에서 연평균 20.5%씩 성장해 2030년에는 173억 4000만 달러(약 23조 1922억 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디지털치료제는 약물보다 임상개발부터 허가까지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이 적고, 처방 또는 비처방 방식 둘 다 제공이 가능해 환자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기존 약물로는 치료할 수 없었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은 품목이다. 

이렇다보니 바이오기업은 물론 한미약품, 동화제약, 한독, 삼진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도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추세다. SK바이오팜 역시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 흐름에 따라 미래성장 동력으로서 디지털치료제를 선택했다. 

황 부사장은 “시장의 흐름이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제약사들도 차세대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할 시점이다. 모든 분야에 있어 디지털 전환이 접목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하려면 국내 최초 뇌전증 신약을 개발했던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나서게 됐다. 글로벌 기업들을 뛰어넘는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시장에 나온 디지털치료제 중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제품은 없다. 국내는 이제야 가이드라인을 성립하고 임상에 뛰어든 수준이고, 해외는 페어 테라퓨틱스와 아킬리 인터랙티브가 급여를 적용 받았지만 눈에 띄는 매출 향상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SK바이오팜은 자신감을 보였다. 예방이나 초점에 둔 기존 디지털치료제와는 달리 자체 개발한 신약과의 시너지를 발휘해 실질적 치료부터 예방까지 가능한 제품인 만큼 차별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자약, 디지털헬스케어 기업과의 협업, 그리고 또 다른 신약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황 부사장은 “페어社는 관리 차원에 그치고, 아킬리社는 접근성은 좋았지만 그저 게임 수준에서 끝났다고 본다. 차세대 디지털치료제는 융합이 돼야 한다. 약물, 웨어러블 기기, 앱을 통한 관리 세 가지가 융합됐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특히 SK바이오팜은 뇌전증 환자의 빅데이터를 모아 향후 우울증, 조현병, 알츠하이머 등 신경계 전반 및 항암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자사는 뇌전증 약, 웨어러블 기기, 그리고 디지털치료제를 팔기 위한 전문 조직까지 이미 갖췄다. 신약사업 강점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향후 5억불, 10억불 수출탑도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예방·치료·관리(재활) 헬스케어 선순환시스템을 갖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도지지 않을 종합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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