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계묘년을 맞아 캐릭터 마케팅에 불을 붙이고 있다. 토끼를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토끼 캐릭터와 협업해 한정판 상품을 출시하는 등 MZ세대 사로잡기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식음료·뷰티·의류·주류 등 업계 전반이 ‘토끼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2023년 검은 토끼해를 기념해 암스테르담의 미피, LA의 에스더버니, 뉴욕의 토끼소주 세 글로벌 브랜드와 손잡고 도시락, 김밥, 햄버거 등 간편 식품부터 디저트, 생활용품, 주류 등 총 33종의 대규모 토끼 상품 시리즈를 출시한다. GS25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재테크 수요를 겨냥해 토끼를 접목한 골드바와 코인을 내놨다.
제품 패키지에 토끼를 담은 한정판 에디션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최근 토끼 한 쌍이 새겨진 ‘윤조에센스 토끼의 해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에센스 용기에는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민화 ‘백납도’의 모티브의 그림이 그려졌다. 또 에뛰드는 글로벌 인기 캐릭터 ‘BT21’가 토끼 코스튬을 입은 디자인을 적용해 신년 컬렉션을 준비했다. IPX(구 라인프렌즈)의 캐릭터 BT21의 모습을 담은 화장품이 포함됐다.
이디야커피는 ‘토끼’를 주제로 차인철의 ‘인치인치인치’ 일러스트를 적용한 다이어리 세트를 선보였다. 다이어리와 캘린더, 블랭킷으로 구성된 세트를 받을 수 있는 ‘E-드림’ 프로모션은 인기에 힘입어 준비 수량이 11일 만에 소진돼 조기 종료된 바 있다.
유통업계가 토끼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는 이유는 MZ세대 때문이다. 캐릭터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산업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캐릭터산업 시장 규모는 12조2070억원으로 2014년 이후 연평균 7.8%씩 성장해 나가고 있다. 국내 캐릭터산업 시장 규모가 올해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유통업계는 캐릭터 마케팅 효과를 한 차례 봤다. 벚꽃시즌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 초대형 벨리곰이 SNS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백화점, 쇼핑몰 등의 초대형 캐릭터 전시 바람을 일으켰다. 포켓몬빵은 동봉된 스티커 띠부띠부실 수집 열풍을 타고 새벽 편의점 앞 오픈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짱구라면, 쿠키런빵, 원피스빵 등이 연이어 등장했다. 빼빼로데이 기획 상품에도 캐릭터와 협업(컬래버레이션)한 상품들이 조기 매진되는 등 인기를 누렸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SNS 문화는 당연한 일상이 됐다. 본인이 확보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유하고 자랑할 수 있는 세상”이라며 “여기에 한정판 제품이 출시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캐릭터 그 자체에서 그치지 않고 캐릭터의 ‘세계관’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