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푸드 심의 수수료 인상에 업계 "사전 공지 한 번 없어"

케어푸드 심의 수수료 인상에 업계 "사전 공지 한 번 없어"

기사승인 2023-01-08 07:00:01
사진=쿠키뉴스 자료사진

고령인구 증가로 케어푸드 시장이 갈수록 커지자 관련 제품을 심의하는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최근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오는 2월부터 심의 수수료 인상을 결정했다. 업계는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사전 고지가 없어서 아쉽다는 입장이다.

케어푸드 관련 제품 자율심의기구 중 하나인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지난 2일 자사의 홈페이지에 수수료 인상 공지를 띄웠다. 현재 식품 제조사들이 케어푸드 관련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자율심의기구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바뀐 공지에 따르면 오는 2월부터 심의 품목 수가 2개 이상일 경우 각 품목에 대해 1만5000원의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부과세는 별도다. 종전에는 심의를 한번 신청할 때 가짓수가 여러 개더라도 수수료는 15만원만 내면 해결됐다. 

예컨대 10가지 제품에 대해 자율 심의를 신청하면 기본 심의 수수료 15만원에 9가지 품목에 대한 추가 수수료 13만5000원(1만5000원*9)을 더 내야하는 것. 

협회는 최근 케어푸드 시장의 성장으로 관련 업무가 많아지자 행정업무 조절을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특수의료용·기능성 식품 등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14년 7000억원 수준에서 2021년 2조5000억원으로 성장했고, 2025년에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식품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건기식 강화를 주요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실제로 정초부터 라인업 강화를 위한 신제품 출시와 함께 다수 업체들의 신규 브랜드 론칭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풀무원, 아워홈 등은 정초부터 라인업 강화를 위한 신제품 출시와 함께 브랜드 강화에 나서고 있다.

풀무원 암환자용 식단형 식품.   사진=풀무원

케어푸드에 대한 업계의 이같은 관심은 협회 측 통계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협회가 지난 한 해 동안 케어푸드를 취급하는 기업체들로부터 받은 제품 심의 접수 건은 총 6878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중 실질적으로 수수료가 부과된 건수는 1351건에 그쳤다. 나머지 5000여건은 묶음 신청으로 접수되었기 때문에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았다. 업무 강도는 6878건에 달했지만 실질적으로는 1351건의 수수료만 부과된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 2016년도부터 케어푸드 관련 심의 접수와 관련해서 묶음별 신청을 할 수 있게끔 서비스를 운영했다”며 “하지만 2019년도부터 특정 유형에 대해 혜택을 주는 게 아니냐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과도한 업무량이 쌓이면서 부득이하게 개별 수수료를 추가로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공지기간이 필요한 만큼 1월부터 홈페이지에 팝업 형식으로 공지를 띄워놨고 오는 2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아쉽다는 입장이다. 케어푸드의 특성상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가 적합한데 품목별로 심의 수수료를 받는다면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위주로 그 부담이 더 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케어푸드의 경우 아무래도 맞춤형이 많다보니 한 번 심의를 할 때 다양한 제품들을 맡긴다. 심의 대상 품목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사전공지가 전혀 없었다는 거다. 업체들도 홈페이지 공지문을 직접 보고 알았다. 보통 전년도에 올해 출시 계획을 잡아놓는 만큼 약간 부담이 된다. 사전에 미리 언지를 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그 부담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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