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가 81만명 이상 늘었다.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코로나19 일상 회복, 방역·돌봄 수요, 배달·정보기술(IT) 일자리 확대, 수출 호황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올해는 취업자 수 증가 폭도 크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으로 2021년 대비 81만6000명 늘었다. 이는 2000년 기록한 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폭이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업(18만명), 제조업(13만5000명), 숙박·음식점업(8만4000명), 정보통신업(8만명), 공공행정(7만1000명), 운수업(6만9000명), 전문·과학·기술업(6만9000명), 농림어업(6만7000명), 교육서비스업(6만2000명) 등에서 취업자 수 증가가 두드러졌다.
반면 도·소매업(-4만1000명), 금융·보험업(-2만6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전년보다 감소했다.
모든 연령계층에서 취업자 수가 증가한 가운데 60세 이상이 증가분의 절반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60세 이상은 45만2000명 늘었고, 50대(19만6000명), 청년층(15∼29세·11만9000명), 30대(4만6000명), 40대(3000명) 순이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1%로 전년보다 1.6%p 오르면서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시간대별로 보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802만8000명으로 132만2000명(19.7%) 증가했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다. 고용 조사 기간 휴일이 들어간 영향으로 산정된 근로 시간이 줄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1957만8000명으로 49만9000명(2.5%)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전망은 어둡다. 취업자 증가폭의 감소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780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만9000명 늘었지만 증가폭은 지난해 5월(93만5000명) 정점을 기록한 뒤 7개월째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44만명 증가하며 전체 증가폭의 대부분(86%)을 차지했다. 반면 청년층과 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1년 전 대비 2만1000명, 5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 기저효과(2021년 12월 26만6000명 증가)와 인구감소(-21만1000명) 영향으로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감소하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40대의 경우 사업시설·지원업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21만6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8만4000명), 제조업(8만6000명) 등에서 늘고 도매·소매업(-7만3000명), 사업시설 관리(-3만2000명), 금융 및 보험업(-2만명) 등에서 줄었다.
정부는 올해 고용률·실업률은 지난해와 유사하지만 취업자 증가폭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달 경제정책방향에서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에 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폭 감소의 상당부분이 통계적 기저에 기인하나, 경기 둔화 및 인구 등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맞춤형 취업지원 등을 통해 구인난에 적극 대응하고, 일자리 장벽 제거, 고용안전망 확충 등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