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추락한 여객기에서 탑승객 한국인 2명 중 1명이 사망하고 1명은 신원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여객기가 추락한 일대는 험준한 지형 등의 요인으로 항공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2000년 이후로 사망자만 300명 이상 발생했다. 현재 사고 현장에서는 조종사 음성정보와 비행 기록이 저장된 블랙박스가 수거됐다. 정확한 원인은 블랙박스 조사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네팔 경찰이 지난 15일 중부 포카라에 추락한 '한국인 2명 탑승'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명단에 한국인 1명이 포함됐다고 16일 밝혔다. 네팔 매체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날 오전까지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 68구 가운데 26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망자 신원 확인 명단에는 한국인 탑승자인 40대 유모씨의 이름이 포함됐다. 유씨와 함께 탑승한 10대 아들의 생존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네팔 당국은 72명이 탑승한 이 여객기 추락사고 직후 헬기와 수백 명의 구조인력을 동원, 산비탈과 협곡 등 추락 지점을 수색했다. 당국은 수색 첫날인 전날 시신 68구를 발견했다. 이날 실종자 4명을 찾기 위해 관련 작업을 재개한 상태였다.
현장에서는 이날 조종사 음성정보와 비행 기록이 저장된 블랙박스도 수거됐다. 이번 사고의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블랙박스 조사가 이뤄지면 자세한 사고 원인과 당시 정황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항공기에는 네팔 국적자 57명, 한국인 2명을 비롯해 인도인 5명, 러시아인 4명 및 아르헨티나·아일랜드·호주 ·프랑스 국적자 각 1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네팔 상공, 이미 무수한 사고 있었다
항공안전네트워크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100명 이상 사망한 여객기 추락 사고는 1992년 7월 113명이 숨진 태국 항공기 사고와 같은 해 9월 16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파키스탄 항공기 사고였다. 다시 말하면 이번에 네팔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는 30년 만에 최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인 셈이다.
네팔에서는 지난해 5월에도 22명을 태운 타라항공 여객기가 1만4500피트 고도에서 산으로 추락해 전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고를 제외한다면, 2000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이 일대에서 항공기 또는 헬리콥터 추락 사고가 17차례 발생했으며 모두 27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이 사고가 많은 이유로는 높은 산지가 많다는 지리적 특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네팔은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 자리 잡은 데다 기상상황이 수시로 바뀌어 항공기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세계 14대 최고봉 중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해 8개 봉우리를 보유한 네팔 상공은 항상 기상 급변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공항의 활주로도 산악 지역에 있다. 네팔에서 가장 큰 공항인 수도 카트만두의 트리부반 국제공항은 해발 1338m 위 폭이 좁은 계곡에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포카라 공항도 안나푸르나 등 8000m급 히말라야 고봉에서 불과 수십km 떨어져 있는 고지대다.
항공기 기종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추락한 항공기는 쌍발 프로펠러를 장착한 ATR72-500으로 에어버스와 레오나르도가 공동 개발한 기종이다. 해당 기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저비용항공사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예티항공은 해당 기종을 6대 보유했다. 지금은 사라진 대만 항공사 트랜스아시아의 ATR72는 2014년 7월과 2015년 2월 치명적인 충돌 사고에 연루된 적이 있으며, 대만 당국은 자국에 등록된 모든 ATR72 운항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