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일 식품용 투명 폐페트병(PET)을 재활용한 물리적 재생 원료를 식품용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폐페트병 등 플라스틱을 재생해 식품용기를 제조할 경우 플라스틱을 가열하고 화학반응을 통해 원료 물질을 분리한 뒤 이를 다시 화학적으로 정제·중합하는 화학적 재생 방식으로만 허용돼왔다. 복잡한 데다 새 원료로 만드는 것보다 비용도 많이 들었다.
반면 이번에 처음 허가된 물리적 재생은 페트병을 분쇄·세척·건조해 플레이크라는 중간원료를 만들고 정제 공정을 거쳐 최종원료 '칩'을 만든다. 모든 공정에서 고분자 플라스틱 형태가 유지돼 다시 페트병을 만들 때 단계도 단순화됐고 비용도 절감된다.
식품용기를 만들 때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는 정책은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음료병 생산 시 2025년까지 재생원료 25% 이상, 2030년까지 30%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하도록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22년부터 음료병 생산 시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30년까지 재생원료 50% 이상 사용하도록 했다. 코카콜라, 펩시, 네슬레 등 국제 식음료 기업에서도 재생원료 사용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재활용 원료로 제조된 식품용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물리적 재생 원료의 인정 심사를 보다 철저히 실시하고, 자원순환 촉진과 환경 보호를 위해 안전기준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