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발표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0.99p(0.77%) 하락한 3만3717.0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2.79p(1.30%) 내린 4017.77, 나스닥지수는 227.90p(1.96%) 밀린 1만1393.81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31일~2월 1일로 예정된 FOMC 정례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C)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현재 연준이 1일 베이비스텝(0.25%p 금리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을 98.1%로 추산하고 있다. 만약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0.25%p를 인상하면 연준의 새로운 기준금리 목표치는 4.50%~4.75%가 된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이어 하락하면서 연준이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를 더 빨리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이런 기대에 힘입어 올해 들어 다우지수는 2.5%, S&P500지수는 6.2%, 나스닥지수는 11.04% 뛰었다.
시장은 2월 FOMC 발표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나 오래 금리를 높일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찾으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주에는 S&P500지수에 상장된 빅테크 기업 등을 포함해 전체 20%가량의 기업이 줄줄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가총액 1위인 애플과 유통공룡인 아마존을 비롯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등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과 가이던스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2.6bp 오른 3.54%를 기록했고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4.20%에서 4.25%로 상승했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11개 업종 중 필수소비재 관련주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번주 실적 발표 예정인 애플(-2.01%) 아마존(1.65%) 알파벳(-2.45%) 등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포드차가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가격 인하를 단행한다는 소식에 전기차 가격 경쟁 우려가 확산하면서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6.32% 내렸고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 주가는 각각 2.86%, 4.37% 떨어졌다. 니콜라(-9.39%) 루시드(-8.70%) 주가도 급락했다.
밈주식으로 알려진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주가는 파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매장 추가 폐쇄 소식에 12.55% 급등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2월 FOMC 정례회의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US뱅크의 톰 하이린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에 “연준이 올해 금리 수준을 유지할지 인하할지를 두고 주가도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이라며 “연준이 한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점이 랠리를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시장전문가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에 더 어려운 시기가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현실은 기업 실적이 우려한 것보다 훨씬 좋지 않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최종금리 수준을 두고 시장과 연준이 동상이몽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투자자들은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기본규칙을 잊은 것 같다. 아마도 이번주가 이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