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옆 ‘소녀시대·샤이니숲’…팬 문화가 만든 풍경 [쿡룰]

국회 옆 ‘소녀시대·샤이니숲’…팬 문화가 만든 풍경 [쿡룰]

연예인 팬들, 기념일에 기부로 숲 조성
시민 자유롭게 이용 가능…선순환 기대

기사승인 2023-02-04 07:17:20
매일 전해지는 정치권 소식을 보고 듣다 보면 ‘이건 왜 이렇지’ ‘무슨 법에 명시돼 있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치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법조문까지. 쿠키뉴스가 쉽게 풀어 설명해 드립니다. 일명 ‘쿡룰(Kuk Rule)’
3일 서울 여의도 소녀시대숲에 벚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지도 앱을 통해 산책로를 찾던 A씨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옆 어떤 장소에 눈길이 갔습니다. 벚꽃 길로 불리는 여의도 윤중로에 ‘소녀시대숲’과 ‘샤이니숲’이라는 이름이 붙은 장소가 있던 겁니다.

실제로 국회의사당 옆 윤중로에는 걸그룹 소녀시대 이름이 붙은 소녀시대숲, 보이그룹 인피니트·동방신기·샤이니숲이 존재합니다. 2013년 8월 소녀시대의 구성원인 티파니의 팬들이 티파니의 생일을 맞아 725만원을 모아 나무를 심은 것이 발단인데요.
서울 여의도 티파니숲의 안내판.   사진=안소현 기자

연예인, 스타들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는 사회적 기업인 트리플래닛은 서울시, 영등포구와 협의해 실제 나무를 심도록 도왔습니다. 이렇게 여의도에는 티파니숲을 시작으로 여러 ‘스타숲’이 만들어졌습니다.

3일 소녀시대숲을 걷고 있는 한 시민은 쿠키뉴스에 “봄에는 많은 사람이 다녀가는 곳이라 연예인 이름이 붙어 있는 건 알고 있었다”며 “팬 문화가 이렇게 건전할 수 있다는 게 사회적으로 장점인 것 같다. 덕분에 여기서 산책을 자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타숲’은 국회 인근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는 보이그룹 신화의 팬들이 만든 신화숲 1호가 있고, 가수 로이킴의 팬들도 같은 곳에 로이킴숲을 조성했습니다.

숲 조성 팬 문화, 우리나라에서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2012년, 걸그룹 2NE1의 팬들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 망고나무 1300여그루를 심어 ‘2NE1숲’을 만들었습니다. 삭막한 아프리카 땅에 숲을 조성해 사막화를 막는 ‘그린벨트 운동’을 한 거죠.

숲 조성을 도운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당시 이러한 팬 문화를 두고 “다른 기부 활동과 달리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숲이 있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을 붙여 사회적 공헌 활동을 하려는 팬 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겁니다.

한편 현재 트리플래닛은 스타숲 조성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데요. 3일 트리플래닛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숲을 조성하고 2~3년이 지난 후의 도시 계획 유지 관리가 어려워져 현재는 스타가 졸업한 모교에 ‘교실숲’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꾸준히 관리하고 더욱 긍정적인 팬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도시 관리에 대한 제도권의 관심이 높아져야 할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모여 있는 국회의사당 옆 스타숲을 시작으로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진다면 이러한 선순환을 더욱 활발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안소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