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설’ 지옥 빠져나올 챗봇 대필…취준생 위험한 관심 [챗GPT 열풍]

‘자소설’ 지옥 빠져나올 챗봇 대필…취준생 위험한 관심 [챗GPT 열풍]

기사승인 2023-02-14 06:00:19
취업생들이 모인 한 카페에 자소서 대필 관련 게시글.   사진=네이버 카페 캡쳐


오픈AI(OpenAI)의 챗봇 챗GPT가 한국에 도입되며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취업 준비에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챗GPT는 개인정보와 경험을 입력할 경우 자소서 대필이 가능해 취업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높다. 

13일 쿠키뉴스 취재 결과 취업을 위해 자소서를 대필 받는 취준생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준비생이 모인 카페에서 자소서 대필을 문의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취업에 대한 갈망이 커지며 합격 확률을 높이기 위해 대필을 찾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챗GPT가 도입되며 대필 업체 대신 이를 활용할 취준생이 늘어나 것으로 보인다. 취준생 김민(24‧가명)씨는 “당연히 (챗GPT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예진(26‧가명)씨도 “챗GPT를 활용해 자소서를 쓴 사람의 후기가 괜찮다면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호응했다. 그는 “챗GPT 활용 시 시간과 에너지 절약이 기대된다”고 답했다.

챗GPT는 자소서 대필 업체와 비교하면 비용이 저렴해 진입장벽도 낮다. 챗GPT의 유료 버전인 챗GTP 플러스는 지난 10일 한국에 도입됐다. 챗GPT 플러스의 이용 가격은 한 달에 20달러(한화 약 2만5400원)다. 반면 자소서 대필 단가는 최소 5만원부터 5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여기에 긴급 대필 등의 빠른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추가금은 늘어난다. 그러나 챗GPT는 2만원대로 비용적인 부담도 적고 자소서는 물론 면접 준비, 논문, 과제 등 다방면 활용 가능하다.

취업 과정의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직을 준비 중인 김진성씨(30‧기명)는 “챗GPT도 결국 자소서 대필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며 “결국 자소서계의 새로운 꼼수가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열심히 취업준비와 이직 준비 중인 사람들은 그럴듯한 AI 자소서의 피해자가 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법조계도 챗GPT의 자소서를 그대로 활용할 경우 대필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실제 형사처벌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닐 경우 업무방해나 사문서 위조로 처벌 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호암 법무법인의 신민영 변호사는 “챗GPT가 작성한 자소서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이론적으로 업무방해죄 등으로 처벌은 가능하다”면서도 “Ai의 저작권 문제는 논의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Ai의 경우 저작권이 누구한테 있는지 문제가 된다”며 “저작권 침해를 따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필 업체도 그렇고 챗GPT도 그렇고 참고와 대필의 경계가 모호하다”며 “대필 내용을 참고만 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대로 쓸 경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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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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