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멱살 잡고 하드캐리...尹정부 성공 도울 것” [쿡 인터뷰]

천하람 “멱살 잡고 하드캐리...尹정부 성공 도울 것” [쿡 인터뷰]

“당내 권력 독점 안 돼...‘윤핵관’ 손 놓으면 김기현 함께 갈 수도”
“협력자 이준석 넘어설 것...비책족자 ‘PPAT’ 의도한 것”
“누구보다 尹정부 도움 될 사람”
“정치 본질은 비지지층 설득”

기사승인 2023-02-20 09:51:11
17일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가 여전한 가운데 비윤계 천하람 후보가 주목받고 있다. 보수 정당에게는 최고의 험지로 불리는 호남지역 순천에서 활동하면서 ‘전국을 누구보다도 좁게 쓰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던 그였다. 이번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언더독’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실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김기현·안철수 후보에 이어 여러 차례 3위를 기록하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천 후보의 고향은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인데도 일가족을 데리고 연고도 없는 순천에 자리를 잡은 그는 어딘지 모르게 여느 정치인과는 다소 다르다. 이준석 전 대표와 엇비슷한 나이대로 선거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정치적 동지의 관계이나 어느 지점에 관한 생각과 태도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 전 대표가 표현에 있어 직설적이고 과감하다면 천 후보는 유하면서도 전략적이다. 

지난 7월 국민의힘 혁신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청년 정치인으로 쿠키뉴스와 인터뷰했던 그를 7개월여가 지난 17일 당대표 후보로 다시 만났다. 바쁜 선거 일정 때문인지 다소 여윈 듯 보였지만 그의 눈은 자신감과 확신으로 가득 찼다.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천 후보는 “낭떠러지를 향하고 있는 당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게임을 즐기는 젊은 층 사이에서 시쳇말로 쓰이는 일명 ‘멱살 잡고 캐리’를 하기 위해서라고 그는 표현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도 이미 정치적으로 많이 검증뒨 훌륭한 분들이지만, 당내 권력을 독점하려는 일부 세력들과 손을 잡고 있다”며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당내 권력을 독점하고 휘두르면서 마음에 안 들면 다 배척해버리는 이들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전했다.

지난 14일 부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경쟁자인 안철수·황교안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을 칭찬한 이유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그는 “야당과의 협치를 논하기 전 여당 내 스펙트럼을 최대한 잘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며 “여당 내 이미 좋은 플레이어들이 많은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배제하면서 당을 협소하게 만든다. 그런 측면에서 안철수, 황교안 후보, 나경원 전 의원 모두 다 훌륭한 분들”이라고 칭찬했다. 

대신 김기현 후보에 대한 칭찬이 없었던 것은 ‘윤핵관’의 도움을 받아 당대표가 되겠다는 생각을 품었기 때문이다. 김 후보가 태도를 바꿔 ‘윤핵관’의 과도한 권력 독점을 만류하고 지적한다면 함께 가자는 말씀을 드릴 수도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 성공 바라...당내 ‘야당 코스프레’ 생각 없어”
“尹 3개 개혁, 적극 지지”

천 후보는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의 실패를 바란다거나 각을 세우는 후보는 결코 아니라고 역설했다.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고 불편한 관계인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을 돕고 자신이 이준석계로 불리고는 있지만, 도움이 됐으면 됐지, 손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깝다고 여겨지고 이 전 대표가 저를 지지·지원하고 있어 대통령께서 개인적으로 저를 좋아하실지는 잘 모르겠으나 전당대회 이전까지는 대통령과 나쁜 사이가 아니었다”며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차기 당대표의 주요한 역할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다음 총선에 메인이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난 플러스알파 역할을 하겠단 것이지 대통령과 각을 세워 말도 안 되는 야당 코스프레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이해도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높다면서 정부여당의 성공을 위해서 고군분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최근 난방비 문제도 적자를 무책임하게 늘리지 않는 선에서 고통 분담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윤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간다고 해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며 “대통령께서 법인세 인하해야 한다고 했을 때도 저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투자하기 좋은 나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적극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시한 3대 개혁에 공감하면서 최근 시작된 정치개혁 논의가 그에 대한 마중물이자 촉발제가 될 거라고 관측했다. 천 후보는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의 화두를 던지고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 화답했다. 또 100명이 훌쩍 넘는 의원들이 여야를 불문하고 동의했다”며 “당대표가 되면 정치개혁 논의가 더 활발히 진행돼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도록 협조할 생각이다.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개혁 과제 국정과제 충분히 동의하면서 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17일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이준석, 협력자이나 경쟁 대상”
“천하람 본연의 색 보일 것”

이준석 전 대표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쉽지 않겠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뛰어넘겠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가 추진했던 좋은 정책들을 굳이 피할 생각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천 후보는 “비전 발표회에서 비책 족자를 들고난 뒤 많은 분이 연락해서는 이 전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제시했던 ‘PPAT’를 다시 쓰면 어떡하느냐고 하시던데 난 전략적으로 이준석 느낌이 나도록 그런 것”이라며 “이준석 전 대표가 했던 것이라고 피해 갈 생각이 없고, 옳은 정책, 옳은 얘기라면 어떤 것이라도 가져다 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와는 정치적 동지이나 경쟁 대상이기도 하다. 이번 전대에서 그를 능가해야겠다는 강한 생각이 있다. 최근 호남에서 연설은 이준석과 다른 천하람의 색깔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윤핵관’과의 관계에서도 이 전 대표와 다소 차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당대표가 되더라도 다양한 경우 수에 따라 ‘친윤계’ 윤핵관들과 함께 최고위를 이끌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이준석 당대표 체제 최고위기 시끄러웠던 이유는 확실한 우군이 김용태 전 최고위원 하나뿐인 까닭”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은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천하람이 당선될 정도면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후보도 당선이 될 것이고, 거기에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까지 포함하면 우군이 벌써 여섯으로 안정적으로 갈 것”이라며 “이밖에 원내에서도 우군을 빨리 형성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고, 이미 선거과정에서 의원님들과 적극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내 권력을 독점하고 당을 쪼그라들게 하는 윤핵관 세력은 당 주류에서 당연히 배제해야 하나 당내 비주류로 있을 공간까지 없애는 것은 안 된다”며 “나경원, 유승민, 안철수의 경우가 당내 비주류 역할까지 배제하려고 억압해 튀어 오른 경우”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천 후보는 정치는 ‘환호받으려 하기보다는 설득하는 것’이라고 정치관을 밝혔다. 그는 “당대표 선거를 치르면서 사람들이 연신 이름을 연호하니 어깨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더라. 왜 사람들이 팬덤정치에 빠지는지 알겠다”며 “동시에 현실 인식이 무뎌지기도 하더라”라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면서 양극단 진영 논리에 기대서 혐오 정치에 기생하고 있는 정치권이 자신들을 지지해주지 않는 국민을 향해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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