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두고 분쟁 중인 SM 현 경영진과 하이브가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M은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하이브 이사회는 당연히 새로운 사업 기회를 (SM이 아닌) 하이브에 줄 것”이라고 호소했고, 하이브는 SM 주주 제안 캠페인을 시작하고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했다.
하이브는 2일 “SM 현 경영진이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 ‘SM 위드 하이브’를 열었다. 해당 웹페이지에는 SM 사내이사 후보자인 정진수 하이브 CLO(최고법률책임자),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의 주주제안 설명 영상과 의결권 전자 위임 페이지 등이 마련됐다.
하이브는 이 캠페인을 통해 SM과 카카오가 맺은 사업협력계약이 “부당”하고, SM 현 경영진이 발표한 ‘SM 3.0’ 재무 목표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낸 SM 현 경영진을 겨냥한 듯 “여론을 호도하는 감정적인 메시지 전략 등을 끊어내고 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더하겠다”고도 밝혔다.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도입 등 ‘SM 3.0’ 주요 전략에 공감한다면서도 “이 방향을 가장 잘 이해하며 성장할 최적의 파트너는 하이브”라고 강조했다. △ 멀티 레이블 운영 경험 △ IP 콘텐츠 다변화 및 사업화 역량 △ 글로벌 사업 인프라 △ 신사업 이력 등 ‘SM 3.0’ 전략 실행에 필요한 역량을 하이브가 이미 갖췄다는 것이다.
또, “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주주 환원 및 보상 정책을 계획했다”면서 “향후 3년간 SM의 당기순이익 30%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성장과 주주가치를 균형 있게 제고하는 보상체계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M 현 경영진도 우호 여론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SM 3.0’ 전략을 홍보하는 한편, 전날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주총에서 현 이사회를 택해달라고 설득했다.
SM은 해당 서한에서 “이번 사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역사에서 다시없을 중요한 일”이라며 “하이브가 SM 지분을 최대 40%까지만 보유하고 나머지 60%는 일반 주주가 가지게 되면, SM 주주와 하이브 주주 사이에는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SM이 하이브에 인수되면) 좋은 연습생도, 좋은 곡도, 좋은 안무가와 공연 기획도 모두 하이브가 SM에 가지는 지분율보다 더 높은 지분율을 가진 빅히트, 어도어, 쏘스뮤직, 플레디스 같은 산하 레이블에 먼저 배정할 수밖에 없다”고도 덧붙였다.
가요계는 SM 현 경영진과 하이브 모두 경영권 확보를 위한 안정적인 지분을 얻지 못한 만큼 주총 전까지 여론전이 뜨거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브는 1일까지 SM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목표한 물량을 채우지는 못한 것으로 점쳐진다. SM 주가가 하이브 제시가인 12만원을 넘어서면서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로 SM 주가가 오른 뒤 비정상적인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