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멕스 ‘블랙카드’도 출시?…“VVIP 모시자” 경쟁 불붙나

아멕스 ‘블랙카드’도 출시?…“VVIP 모시자” 경쟁 불붙나

가입비만 1300만원…원조 프리미엄 카드 ‘블랙카드’
판매실적 높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 유치하고
“MZ세대, 프리미엄 카드 선호도 높아”

기사승인 2023-03-07 06:00:09
현대카드

현대카드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프리미엄 카드 상품군을 국내 독점 발급하기로 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다음 목표는 아멕스 ‘센츄리온 카드’, 일명 ‘블랙카드’의 국내 단독 출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카드 업계 프리미엄 카드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6일 현대카드 관계자는 블랙카드 출시에 대해 “아직 정해진 내용은 없다”면서도 “아멕스와 현대카드는 단독 파트너십을 맺고 긴밀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또 블랙카드라는 상징성이 있다 보니 발급을 점치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일 아멕스와 단독 제휴를 맺고 오는 5월부터 카드 플레이트 중앙에 로마군 지휘관(센츄리온) 모습이 새겨진 아멕스 카드 3종(플래티넘·골드·그린)을 발급한다고 밝혔다. 회원은 호텔 멤버십 업그레이드, 전 세계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현대 아멕스 카드가 제공하는 ‘MR(멤버십 리워즈)’은 유효기간 없이 세계 55만개 호텔 예약, 글로벌 항공사 마일리지 및 특급 호텔 체인 포인트 전환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블랙카드는 카드업계에서 ‘원조 VVIP(초우량 고객)’ 프리미엄 카드로 꼽힌다. 별칭은 검은색 카드 외관의 특징을 따서 붙여졌다. 블랙카드는 미국 기준 가입비만 1만 달러(약 1300만원)에 달하고, 매년 5000달러(약 650만원)의 연회비도 따로 내야 한다.

블랙카드를 출시하면 이미 업계 내 프리미엄 카드 강자 현대카드가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자사 상품 중 연회비가 10만원 이상인 상품으로 프리미엄 카드로 정의하고 있다. ‘더 블랙’, ‘더 퍼플’, ‘더 레드’, ‘더 그린’이 대표적이다. 현대 프리미엄 카드는 지난해에만 회원 수가 5만5000명 이상 늘었다. 

삼성카드 ‘라움 오’.

현재 국내 초우량고객을 겨냥해 출시된 프리미엄 신용카드는 신한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 삼성 ‘라움 오’, 현대 ‘더 블랙 에디션2’, KB국민 ‘탠텀’, 하나 ‘클럽원’ 카드 등이 있다. 연회비는 200만원대 수준이다.

카드업계에서 프리미엄 라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소득자 대상 프리미엄 카드 발급이 카드 매출을 높일 수 있는 활로가 됐다는 분석이다. 카드사 주요 매출은 카드 이용 금액으로 나오는 수수료와 카드론 등 대출 상품 판매를 통한 이자수익이다. 카드론 규모는 최근 2년간 크게 감소했다. 지난달 12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 개인 신용평점 700점(KCB 기준) 이하 저신용자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지난 2021년 1분기 3조4814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1조9749억원으로 43% 줄었다. 카드 이용 금액도 고금리, 고물가로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또 프리미엄 카드는 MZ세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카드 이용을 분석한 결과 20대 발급이 두드러졌다. 더 레드, 더 그린, 더 핑크의 20대 신규 발급 비중은 각각 11.9%, 26.9%, 25.8%로 집계됐다. 사용액도 늘었다. 20대 회원들의 지난해 월평균 사용액은 245만원으로 2021년 대비 약 27만원 증가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론이 줄어든 상황에서 VVIP를 타겟으로 한 프리미엄 카드는 판매 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VVIP는 카드 사용 금액이 클 수밖에 없고 부실률이 적기 때문”이라면서 “또 고소득자 입장에서는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해외여행을 많이 가고 공항 라운지 이용, 항공사 마일리지 사용에 대한 수요가 높아 서로의 니즈(Needs)가 맞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는 아무래도 회원당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결제금액)이 높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또 카드사들이 MZ세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데, 프리미엄 카드가 충성도 높은 MZ세대 고객을 유치하는 좋은 수단이다. 아낄 때는 아끼다가, 쓸 때는 아낌없이 쓰는 MZ세대의 양면적인 소비행태와 프리미엄 카드가 잘 맞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봤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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