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숨 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천하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지지를 밝히면서도 여권 인사들과 설전을 벌였다.
7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가 지지하는 천하용인은 천하람 당대표 후보를 필두로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모두 결선에 진출해 파란을 일으켰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천하용인 지지를 호소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엄석대가 무너질 때 가장 잔인하게 고발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들의 모습을 기억하냐”며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고 꾸짖지만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였던 아이들도 5대씩 때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냐.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는 어떤 사람이냐”며 “한 가지 명확한 건 담임선생님은 바로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기자회견 이후 이 전 대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설전을 벌였다. 홍 시장은 같은 날 “우리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하는 건 예의도 아니고 도리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5일 페이스북에선 “착각에 휩싸인 어린애의 치기에는 대꾸 안 한다”며 “얄팍한 지식과 잔재주로 하는 정치는 오래 안 간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먼저 도발하고 반박하니까 나이 얘기하는 모습을 뭐라고 해야 하냐”며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6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도 페이스북을 통해 설전을 벌였다. 배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송파지령설’에 대해 국민의힘 제주 합동연설회장에서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본인 비서관에게 확인해봐라. 그런 말 한 적 있는지”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천하용인 모두 당선되지 못할 때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이 없어질 거 같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원들이 이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용인하지 않은 것이다”라며 “당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던 것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 전 대표가 천하용인의 흥행 여부에 따라 새로운 정치 전략을 구상할 거 같다고 내다봤다. 황장수 정치평론가는 “성공하면 지휘능력이 먹혀들어 전부 이 전 대표의 공이 될 수 있지만 실패하면 자신과 (천아용인 관계에서) 슬쩍 발을 뺄 거 같다”고 밝혔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