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지탱한 스타들, 조기탈락으로 안타까운 이별 준비 [WBC]

한국 야구 지탱한 스타들, 조기탈락으로 안타까운 이별 준비 [WBC]

기사승인 2023-03-13 23:48:37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현수.   연합뉴스

한국 야구를 대표한 베테랑 선수들이 조기 탈락으로 인해 태극 마크를 불명예스럽게 반납하게 생겼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B조 중국과 최종전에서 22대 2로 승리했다.

한국은 두 번의 만루홈런을 포함 22개의 안타와 10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완승을 거뒀다. 한국이 올린 22점은 대회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종전 한 경기 최다 득점은 2006년 초대 대회에서 일본이 중국을 18대 2로 이긴 경기였다.

대승과 별개로 한국은 2승 2패로 조 3위에 그치면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호주(3승 1패)가 체코를 꺾고 8강에 진출하면서 한국은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14년 만의 4강 진출을 목표로 달렸지만,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된 한국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한국야구를 대표하던 스타들도 사실상 태극마크를 쓸쓸하게 반납하게 됐다.

이번 대표팀의 주장 김현수는 은퇴를 선언했다. 1988년생으로 올해 35세인 그는 아직까지 리그에서 정상급 타자로 활약하고 있지만, 다음 국제 무대를 뛰기에는 이제 무리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다소 부진한 김현수다. 김현수는 앞선 9차례 국제대회에서 통산 59경기 타율 0.364, 76안타 4홈런 4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이번 대회에서 3경기 출전 타율 0.111(9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호주전과 일본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하다 체코전이 돼서야 첫 안타를 때렸다.

김현수보다 나이가 많은 박병호와 최정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은 0.111(9타수 1안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회 직전부터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그는 일본에 넘어가서도 부활에 실패했다. 박병호는 발목 부상으로 대회를 완벽하게 소화하질 못했다.

‘안방마님’ 양의지는 이번 대회에서 ‘내수용’ 이미지를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타율 0.400(10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이전 국제대회에서 부진하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호주전과 일본전에서 연달아 홈런을 때리며 답답했던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양의지다.

양현종(왼쪽)과 김광현.   연합뉴스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 양현종은 고개를 숙였다.

김광현은 지난 10일 일본전에서 선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다 3회 연속 볼넷으로 흔들린 점이 아쉬웠다. 9일 호주와 1차전서 위기에 구원 등판한 양현종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호주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베테랑들이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거 은퇴한다면 한국 야구대표팀은 이정후를 필두로 한 20대 선수들이 바통을 이어받을는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와 격차만 확인했다. 당장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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