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분식이다’...하림 고급화 전략 통할까

‘이번엔 분식이다’...하림 고급화 전략 통할까

기사승인 2023-03-18 06:00:42
하림이 론칭한 '멜팅피스' 함박까스 3종.   사진=안세진 기자

하림산업이 고급화 전략을 이어나가고 있다. 밥, 국, 라면 등에 이어 이번엔 분식이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넓히고, 팝업스토어를 통해 2030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같은 전략이 먹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림산업은 지난 16일 간식 간편식 브랜드 ‘멜팅피스’를 출시했다. 첫 신제품으로 튀김 7종, 함박까스 3종, 핫도그 3종을 선보였다. 용량은 300~600g 정도다. 신제품 가격대는 8000~1만2000원 정도다. 

멜팅피스를 2030 여성 소비자들과 1~2인 가구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을 위한 간편식인 만큼 전 제품 에어프라이어 전용 조리 제품이다. 시중의 대용량 제품들과 달리 소용량으로 구성됐다. 제품 패키지도 지퍼백에 담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림

하림산업의 간편식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하림산업은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앞세워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을 런칭했다. 이번에 출시한 멜팅피스는 분식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간편식이다.

그래서 이번 멜팅피스 브랜드는 새롭다. 기존 식품 브랜드 ‘더미식’ 하에 두지 않고 별개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출시했기 때문이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더미식과 멜팅피스는 방향성이 다르다. 더미식은 밥, 국물요리 등 일상의 음식까지도 미식을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을 다뤘다면 멜팅피스는 2030여성들을 타겟으로 튀김, 함박까스, 핫도그 등 한국인이 즐겨먹는 대표적인 스트릿푸드를 언제 어디에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별개의 브랜드라고 하기엔 멜팅피스 역시 고급 이미지를 표방하고 있다. 더미식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색으로 자주 사용되는 블랙컬러를 제품의 메인컬러로 사용했으며, 전날 진행됐던 기자간담회 시식행사도 오마카세 식으로 진행됐다.

멜팅피스 튀김 7종.   사진=안세진 기자

가격도 더미식 만큼 높은 가격대는 아니지만 같은 제품군의 시장 평균가격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멜팅피스 순대튀김의 경우 380g(소스 80g 동봉)이 8000원(자사몰 기준)인 반면, 경쟁사인 CJ제일제당의 김말이는 400g에 약 3000원(온라인몰 기준)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책정에 있어 더미식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멜팅피스라는 새로운 라인업을 만들어낸 것은 좋은 시도인 것 같다”면서도 “가격대가 어느 정도 있어 최근 계속되고 있는 고물가 상황 속 소비자 지갑을 열 수 있을지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하림산업이 고가 프리미엄 라면으로 출시한 더미식 장인라면의 경우 출시 두 달 만에 500만봉이 팔렸지만 이후 라면시장에서 1%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림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112.7%) 가까이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 원가 비용 등을 이유로 지난해 영업손실은 868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전년 대비 280억원이나 늘었다.

이에 하림산업 관계자는 “멜팅피스는 모든 제품에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며 “고구마튀김의 경우 국내산 밤고구마를, 함박까스도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해 제대로 만들었다. 하림은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재료로 제대로 만든 좋은 제품을 적정가에 선보이고 있다”고 자부했다.

멜팅피스의 순대튀김과 만두튀김.   사진=안세진 기자

이제 막 사업을 론칭한 만큼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 마케팅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림산업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더미식과 다르게 오프라인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백화점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장하며 팝업스토어를 통한 굿즈 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 대한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미국에서 한국의 대표 길거리 음식 '떡볶이'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튀김을 주력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나선다면 승산이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더미식 브랜드의 경우 이미 해외 시장 판로를 개척해 놓기도 했다.

더미식의 경우 장인라면은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 등 5개국에 진출한 상황이다. 홍콩, 대만에서는 현지 유력 유통점에 장인라면이 판매되고 있다. 하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장인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약 2개월간 수출액의 13배에 달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현재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 입점 협의가 완료된 상태며 더현대 서울에서는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전 지점으로 확대 예정이고, 다른 곳도 접점을 더 늘릴 것”이라며 “팝업스토어를 통한 굿즈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당분간 국내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멜팅피스는 이제 막 런칭한 시점이기 때문에 내수 시장 소비자들에게 집중하며 자리를 잡을 계획”이라며 “현재 해외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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