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신작 액션 RPG ‘디아블로 4’의 오픈 베타 일정에 돌입했다. 동시에 ‘디아블로 시리즈’에 충성도가 높은 한국 게이머를 대상으로 현지화 마케팅에 집중하는 등 흥행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블리자드는 오는 6월 6일(한국시간) 디아블로 4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베타 테스트 일정을 시작했다. 글로벌 사전 구매자에 한해 18일 새벽부터 21일 새벽까지 얼리 억세스(미리 해보기)를 진행했고, 오는 25일 새벽부터 28일 새벽까지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오픈 베타 테스트가 예정돼있다.
이에 맞춰 한국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작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블리자드는 한국 시장을 디아블로 4 흥행을 위한 핵심 지역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디아블로 시리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매우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로드 퍼거슨 디아블로 총괄 매니저와 조 셜리 디아블로 게임 디렉터 등 핵심 개발진이 디아블로 4 관련 첫 미디어 간담회와 팬 미팅을 진행할 지역으로 과감히 한국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들은 지난 15일 취재진과 만나 디아블로 4의 핵심 콘텐츠를 소개했고, 주말인 18일에는 PC방을 찾아 한국 게이머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로드 퍼거슨 매니저는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팬들에게 디아블로가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 인지하고 있다. 디아블로 4의 팬들을 만날 국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첫 선택은 단연 한국이었다”며 “열정 가득한 팬들을 모시고 게임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로버트 리 블리자드 코리아 사장은 “디아블로 4 핵심 개발진이 직접 방한한 건 한국이 블리자드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간담회는 한국 시장에 대한 블리자드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개발진은 간담회에서 정식 서비스 시작과 함께 게임에 적용될 한국어 전용 서체 ‘켄리스’를 공개했다. 국내 폰트 제작 업체와 협업해 탄생한 켄리스는 인게임 내 시스템, 자막 등으로 사용된다. 아울러 게임에 등장하는 900여종의 캐릭터에는 모두 한국어 더빙 음성이 적용된다. 블리자드가 서비스 초기부터 ‘풀 더빙’을 제공하는 건 이례적이다.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 의지가 짙게 엿보이는 부분이다. 개발진은 “한국 플레이어가 몰입감이 더 있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현지화 작업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주말 중 ‘PC방 미팅’을 진행한 배경도 PC방 문화가 발달한 한국의 특성을 고려한 데 있다. 블리자드는 한국에 한해 가맹 PC방에서 베타 테스트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추후에는 PC방 전용 혜택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블리자드에 따르면 개발진은 18일 서울 신촌에 위치한 PC방을 찾아 미리 모집한 게이머들과 3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어울리며 소통했다. 플레이 소감을 경청하고 사인회 및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개발팀을 위해 직접 준비한 한국 관련 기념품 선물을 전달하는 등 긴밀히 소통하며 유대감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한편 디아블로 시리즈는 블리자드의 대표적인 지식재산권(IP)이다. 특히 2000년에 출시된 ‘디아블로 2’는 국내를 포함, 전 세계에서 7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대흥행에 성공했다. 블리자드에 따르면 디아블로 4는 디아블로 1·2 특유의 어둡고 축축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3편에서 보여준 액션성을 강화한 작품이다. 조 셜리 디렉터는 “과거에 디아블로를 즐긴 사람은 물론 처음 접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나만의 방식으로 플레이한다는 기조에 충실한 게임이다. 광활한 디아블로 4의 오픈월드와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리자드는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 나온 피드백을 토대로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한다. 로드 퍼거슨 매니저는 “이번 오픈 베타는 마케팅 등의 목적이 아니라 게임을 진정으로 테스트하기 위함이다. 2주 동안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의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은 정식 론칭 이후 벌어지지 않도록 최종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