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라시아 전기’의 정식 출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상반기 대작 MMORPG 경쟁서 선발 주자로 나선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초반 흥행 몰이에 성공한 가운데, 프라시아 전기가 차별화 된 게임성을 앞세워 이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프라시아 전기에선 나도 주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MMORPG
30일 선보이는 프라시아 전기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MMORPG’를 목표로 넥슨 단일 게임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진이 투입된 야심작이다. 28일 모바일 사전 등록을 실시한 후 4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2일부터 2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캐릭터명 사전 선점 이벤트는 조기 마감되는 등 이용자들의 기대가 적지 않다.
‘결사(길드)’와 ‘검은 칼’은 프라시아 전기의 방향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콘텐츠다. 프라시아 전기에선 결사에 가입한 누구나 ‘결사원’들과 함께 거점을 차지할 수 있다. MMORPG의 꽃으로 불리지만, 정작 최상위 유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진 공성전에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타 MMORPG의 경우 거점이 소수에 불과한데, 프라시아 전기는 로딩 없이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심리스 월드 내에 21개의 거점을 마련해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게 넥슨의 설명이다.
결사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결사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단순히 거점을 점령하고 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사원들이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고 교역을 진행하는 등 거점 경영에 참여 가능하다. 때로는 검은 칼을 이용해 결사 간 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 검은 칼은 결사에서 제작해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 어디에나 횟수 제한 없이 배치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사용하면 몰려오는 몬스터를 잡아 희귀한 재료 ‘심연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해당 지역을 오염시키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거점 공략에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병기’이기도 하다.
이밖에 프라시아 전기는 63개의 사냥터 보스, 17개의 영지 보스 등 다양한 난이도의 필드 보스를 준비해 상위 유저의 콘텐츠 독식을 예방하고, 누구나 제약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키에이지 워 흥행 제동 걸까
업계는 프라시아 전기가 아키에이지 워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출시된 아키에이지 워는 28일 오후 6시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2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몰이 중이다. MMORPG 흥행 공식을 철저히 따른 수익모델(BM)로 유의미한 매출 성과를 거뒀다.
다만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 해상전 등 자신했던 게임성에선 이용자들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사냥과 PvP(이용자 간 전투)가 전부인 한국형 MMORPG의 구조를 답습했다는 평가다. 프라시아 전기의 콘텐츠 완성도가 높다면, 후발 주자임에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가 오는 4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등 MMORPG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 주요 수익모델(BM)의 수준과 형태가 흥행 여부를 가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MMORPG가 속속 출시되며 이용자들의 선택권이 늘어난데다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심화된 상황이라, 콘텐츠와 BM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프라시아 전기의 구체적인 BM 방향성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게임 내 자동사냥 등의 기능을 10시간 동안 지원하는 ‘어시스트’ 모드와 관련한 일종의 ‘배틀패스’의 존재만 언급됐을 뿐이다. 물론 과금과 확률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든 MMORPG의 특성상, 프라시아 전기 역시 확률형 아이템이 주요 BM 중 하나가 될 것은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라이트 유저도 즐길 수 있는 MMORPG를 목표로 한 만큼, 프라시아 전기가 적절한 과금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 동기를 부여하는 형태의 BM을 준비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월드 곳곳에서 등급·착용 레벨이 설정된 많은 종류의 장비들을 누구나 높은 확률로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이러한 방향성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편 강석환 사업실장은 매체 인터뷰에서 “BM은 정식 출시 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플레이어들이 가진 아이템의 가치를 가장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BM을 구성했고 업데이트 방향성 역시 동일하다”라고 밝혔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