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 “다시는 못할 리빌딩,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V리그]

최태웅 감독 “다시는 못할 리빌딩,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V리그]

기사승인 2023-04-04 06:25:01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   한국배구연맹(KOVO)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두 번 다시는 못할 것 같다.”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대한항공과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대 3(25-23 25-13 22-25 17-25 11-15)으로 패배했다.

앞선 두 경기를 연달아 내줬던 현대캐피탈은 3차전에서 두 세트를 먼저 따며 반등을 노렸지만 끝내 역전패를 당해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나고 최 감독은 “대한항공의 우승을 축하한다”라면서 “아쉽긴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리그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래서 욕심이 났다. 내 생각보다 선수들이 부담을 잘 이겨내고 경기를 해줬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건 2017~2018시즌 이후 약 5년 만이다. 당시 대한항공에게 우승컵을 내준 바 있다. 약 5년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다시 한 번 무릎을 꿇었다. 오랜 만에 결승 무대를 밟은 베테랑들은 경기가 끝나고 아쉬움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최 감독은 “나도 눈물이 났지만 참았다. 우리 선수들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면서 “갖고 있는 전략과 전술을 다 썼다. 그게 생각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선수들이 그것을 현실로 이뤄지도록 잘 따라줬다. 만족감을 느낀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4년 전 우승을 차지한 이후 리빌딩을 시작, 긴 시간 부침을 겪었다. 지난 시즌에는 처음으로 최하위에 머무는 수모도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 유망주들이 성장하면서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큰 도움을 줬다.

최 감독은 과거를 돌아보며 “다시는 못할 것 같은 리빌딩”이라면서 웃은 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어린 선수들도 계속 형들과 비교됐기에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지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 이제 세대교체를 통해 더 강해진 현대캐피탈의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덤덤하게 말하던 최 감독은 인터뷰 마지막 즈음 눈물을 흘렸다. 

최 감독은 “선수들보다 내가 더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선수들이 오히려 더 재미있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다. 정말 쌍 엄지를 주고 싶다”고 칭찬했다.

끝으로 최 감독은 다음 시즌 전략에 대해 “우선 오레올이 떠날 것 같다. 그래서 트라이 아웃을 준비해야 한다. 당장 내일 하루만 쉬고 동영상을 보겠다"고 다짐했다.

천안=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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