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4만 파킨슨병 환우 목소리 닿았다…“‘마도파정’ 국내 재공급 추진”

[단독] 14만 파킨슨병 환우 목소리 닿았다…“‘마도파정’ 국내 재공급 추진”

지난해 공급 중단됐던 마도파정… 복제약 명도파정 등장으로 철수
환자단체, 복제약에 부작용 호소… 국민청원·회견 통해 오리지널 도입 촉구
두차례 논의 끝 로슈 측 재공급 의지 전달받아… “연내 재공급 확인”

기사승인 2023-04-26 12:40:45
마도파정 재공급 추진 글.   파킨슨병 환우회 카페 캡처

한국로슈가 지난해 생산 공급을 중단했던 ‘마도파정’의 연내 재생산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파킨슨병협회는 지난 25일 온라인 환우회 커뮤니티 ‘파킨슨병’에 ‘마도파정 연내 재공급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작성자는 “한국로슈는 그동안 파킨슨 환우들로부터 제기돼온 마도파정 공급 중단 철회 요구를 수용해 연내 마도파정 재공급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 날 대한파킨슨병협회는 협회 사무실에서 한국로슈 임원진과 만난 자리에서 마도파정 재공급 의사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환우회 관계자는 “한국로슈와 두 차례 논의한 끝에 마도파정 연내 재공급 약속을 받아냈다.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하고 승인이 떨어지면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며 “파킨슨병 환자들에겐 큰 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로슈의 마도파정은 염산벤세라짓·레보도파 성분의 복합제로 1992년 국내에 처음 허가된 파킨슨 치료제다. 하지만 2021년 명인제약의 명도파정이 품목허가를 받게 된 뒤 약가 인하 등에 따른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자진 품목 취하를 결정했고, 지난해 말 공급이 중단됐다.

대한파킨슨병협회와 환우회 커뮤니티 회원들은 마도파정 재공급을 위해 지난 2월부터 두 차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고,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심사평가원 등에 관련 민원을 제기해 왔다. 지난 11일에는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파킨슨병 환자단체는 국민청원을 통해 “명도파정을 복용한 환우들은 마도파정에 비해 약효 시간이 짧고 기립성 저혈압, 불수의 운동, 심각한 어지러움, 섬망, 환시, 망상, 다리 마비 등과 같은 새로운 부작용 증상을 느꼈다고 말한다”며 “파킨슨병 환자는 14만여 명에 달하고 사회는 고령화돼 가고 있지만 정부 지원 대책은 미흡하기만하다. 오리지널 약을 다시 도입하는 것부터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담당자는 “한국로슈에서 마도파정에 대해 식약처 허가를 다시 얻은 후 심평원에 보험 급여를 신청할 경우 건강보험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신속한 절차를 통해 상한금액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쿠키뉴스는 한국로슈와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 2월24일 한국로슈측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마도파정의 국내 시장 철수는 약가만을 중심으로 일어난 이슈는 아니다. 글로벌 기업 차원에서 생애주기 전략을 꾀하는 과정 중에 결정된 사안이기도 하다. 또 정부에서 허가한 복제약의 등장으로 대체 치료 옵션이 충분한 상태라고 판단했다”며 “마도파정 허가 취하 이후에는 한국 공급을 위한 글로벌 생산 시설 가동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외국계 회사는 국내 업체처럼 필요하다고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재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한국로슈의 마도파정은 철수 이전 2020년 90억원 수준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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