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겉으론 노무현 외쳤지만 속마음은 극과 극

민주, 겉으론 노무현 외쳤지만 속마음은 극과 극

박광온·윤건영·고민정, 자성 메시지
민주당 일각 “당 내부 심각하게 흩어져있어”

기사승인 2023-05-24 06:00:1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들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쿠키뉴스DB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당내 결속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일을 맞아 광주로 집합한 것에 이어 22일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봉하마을로 총집결했다. 다만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의 여파로 당내는 지도부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지도부 및 의원들은 23일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거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 등도 참석했다. 

이 대표는 추도식 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취재진들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이 꿈꾸셨던 ‘사람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향해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조직된 힘으로 뚜벅 뚜벅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성의 메세지를 냈다. 그는 “민주당은 ‘노무현의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며 “민주당을 둘러싸고 있는 위기 앞에 겸허했는지 철저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당 정통성의 의미를 지닌 행사들에 연이어 참석하면서 내부 결집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당내에선 여전히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봉하마을을 찾은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 내부가 심각하게 흩어져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의 중심이 안 보인다. 최근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사태에 대한 당의 처리 과정이 늦었고 늦은 이유는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제 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내부 결집분위기는 아니다”고 했으며, 민주당 한 중진의원도 “분열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최근 쇄신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의견을 토대로 혁신안을 만들고 있다. 다만 코인 투자 의혹으로 당을 탈당한 김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급증하면서 당 내 의원들은 확실한 쇄신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노무현 전 대통령 앞에 서니 길을 찾지 못한 어수선한 우리 당 상황이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며 “우리의 혁신은 내려놓을 각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민주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변화시킬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노 전 대통령 앞에서 민주당은 과연 떳떳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며 “권력자는 정치인에게 없는 죄도 만들어 죽이려 들지만, 그 정치인을 살려내는 것은 국민이다. 국민을 믿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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