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민주당의 고강도 쇄신을 위해 공론장을 체계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혁신의 주체가 아닌 혁신의 대상”이라며 “오늘 의총(의원총회)에서 청년정치인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는 서명을 받는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혁신위에 전권을 준다는 의미로 백지위임장에 서명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신뢰가 바닥난 상황”이라며 “민주화 운동으로 쌓은 신뢰 자산은 탕진됐다. 꿈과 비전은 뒷전이고 생계형 정치를 하며 상대를 악마화해 적대적 공생을 꾀하는 형국”이라고 상황을 진단했다.
지금은 희망이 없다며 “이번 기회에 고강도 쇄신을 시작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더 떨어질 바닥도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망해야 다시 산다. 한때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과 여전히 열정적으로 민주당을 채워주고 있는 당원에게도 면목없는 상황”이라며 “‘보수의 부패 유능’, ‘진보의 무능 도덕’ 프레임조차 깨지고 이제는 서로가 닮아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대로는 지지층과 함께 절멸한다며 우려한 그는 “포용이란 이름 아래, 당원이란 이름 아래 극단적 언어를 구사하는 이들까지 품으면 상식적인 이들은 멀어지게 된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가 이러한 ‘린치’를 가장 많이 당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이재명을 지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부 지지자가 서슴없이 혐오·증오 표현을 수단으로 누군가를 할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바로잡자. 우리는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계를 재점검하고 2015년 이후 당의 문만 넓히고 집을 넓히지 못한 것에 관한 책임을 지금이라도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의원총회(의총)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공론장을 체계화해보자”며 “지역위원회(100인 배심원추첨)·시도당(200~300인 배심원추첨)·전국(500인 배심원추첨) 등 3개 단위의 지역별 공론장과 기후, 초고령화, 생활경제 등 주요 이슈를 분기별로 선정한 이슈별 공론장으로 나눠 운영해 당의 유기적인 소통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자”고 했다.
또 “신뢰와 타협의 힘이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개인이 조심해서 될 일이 아니고 망가진 집단지성의 건강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마주 앉아 대화하고 타협에 힘쓰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치를 좋게 만드는 직업윤리는 다 깨부수고 권력 추종과 오기, 증오만 남은 정치에서 국민을 행복하게 한다는 궁극적 목표는 결코 이룰 수 없다”며 “민주당이 제대로 쇄신해야 민생도, 미래도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