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첫 손님’을 목적지까지 무사히 실어 보냈다. 국내 우주 산업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5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 3차 발사가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완료됐음을 보고드린다”며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주신 여러분과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위해 땀과 열정을 아끼지 않는 연구자 모든 산업체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첫 손님으로 모신 국내 위성들의 현 상태도 언급됐다.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는 정상 분리돼 남극 세종 기지에서 위성 신호를 수신했다. 나머지 큐브 위성 6기도 정상 분리된 것이 확인됐다.
다만 도요샛 4기 중 1기의 경우 사출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위성이 카메라의 사각지대에 있어 사출 여부를 확실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계측된 데이터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24분 이륙해 모든 발사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 누리호는 정해진 비행 시퀀스에 따라 이륙 후 123초경 고도 66㎞에서 1단 분리를 수행했다. 고도 209㎞(230초)에서 페어링 분리, 고도 263㎞(267초)에서 2단 분리, 고도 약 550㎞에서 위성 분리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관계자들의 뭉클한 소감도 이어졌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전날 통신 이상으로 발사가 늦춰진 것에 대해 사과하며 그간 압박감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그는 “저희가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이니 어여삐 봐달라”며 “처음으로 손님을 태우는 것이기에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가 괜찮아 굉장히 행복하다. 저희가 개발한 누리호가 안정적인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참여 인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국내 발사체에 첫 탑승 ‘손님’ 위성을 개발한 한재흥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장도 “그동안 해외발사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에서 위성을 보내려면 준비할 것이 굉장히 많았다”며 “우리나라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위성을 쏠 수 있기에 이전보다 훨씬 편했다. 그동안 이코노미를 어렵게 타다가 ‘퍼스트클래스’를 탄 기분”이라고 했다.
체계종합기업으로 첫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향후 역할도 강조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추가 발사하는 임무를 맡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됐다. 항우연은 누리호의 체계종합 기술 및 발사 운용 노하우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전달할 방침이다. 다음 4차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참여 범위가 확대된다. 6차 발사에서는 보다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