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지역의 리그오브레전드(LoL) e스포츠가 중대기로에 놓였다.
지난달 13일 라이엇 게임즈가 내놓은 개편안으로 인해 1부 리그(LCS)에 속한 팀이 더는 2부 리그(NACL)에 출전할 2군 선수단을 유지할 의무가 없어진 것이 화근이다. 라이엇은 북미의 NACL을 브라질 CBLOL, 남미 LLA 등과 융합해 새로운 리그를 신설할 것을 예고했다.
본래 NACL은 타 지역 2부 리그와 같이 유망주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3년 출범했다. 당초 16개 팀이 리그에 참여한다고 발표됐으나, 이후 10개 팀으로 축소돼 논란이 됐다.
그러던 중 발표된 개편안은 10개 팀 중 7개 팀의 2군 선수단 운영 포기를 불렀다. 70명의 선수단, 감독과 코치진이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이에 반발한 LCS 선수 협회는 지난달 24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투표는 불과 1시간만에 가결됐다. 협회 선수 50명 중 대다수가 라이엇의 개편안과 팀의 2군 선수단 운영 포기에 대해 반대했다고 알려졌다.
협회는 입장문에서 “LCS 선수들이 가볍게 생각한 결정이 아니다. 많은 토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라이엇이 LCS와 NACL의 미래에 대해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시에 그들은 선수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발로란트와 같이 1군·2군 간 승강전 도입 △NACL 팀에 총 30만달러의 연봉 보장 △NACL 우승 멤버에게 최소 1년의 계약을 보장하라는 것이 골자다.
LCS 팀들에게 실망감을 드러내는 팬들도 적지 않다. 라이엇은 LCS와 NACL 운영을 위해 팀들에게 300만달러를 지급했다. 하지만 2군 선수단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팀은 플라이퀘스트, 팀 리퀴드, EG뿐이다. C9, 디그니타스, 100 시브즈, 골든 가디언즈, 임모탈스, TSM 등의 다른 팀은 이미 2군 선수단과 감독, 코치진을 전원 방출했다.
선수 협회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라이엇은 선수들과 협상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라이엇에서 LoL e스포츠 총괄을 맡은 알레타하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2군 육성 시스템에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며 LCS 선수 협회가 제시한 요구 중 대부분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LCS 서머 시즌 개막 일정은 기존의 1일에서 15일로 2주 연기됐다. 라이엇은 2주 안에 합의에 다다르지 못한다면 이번 LCS 서머 시즌 개최를 취소할 계획이다. 또한 ‘2023 월드 챔피언십’의 LCS 팀 출전권을 박탈하겠다고 통보했다. NACL의 서머 시즌은 2군 선수단을 유지한 세 팀과 7개의 독립팀을 추가해 진행된다.
한편 LCS 일부 팀들의 경우 파업한 선수들을 대체할 로스터를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CS는 좋지 않은 국제대회 성적과 이로 인해 줄어든 누적 시청시간 등으로 리그 성장세가 뒷걸음을 치고 있다. 최근엔 북미를 대표하던 팀 TSM이 시드를 판매하는 등 뿌리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불안한 전망 속에서 2군 선수단 유지 의무 폐지는 화염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