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5개월 남았는데 어쩌란 건가… 수험생·학부모·강사는 혼란

수능 5개월 남았는데 어쩌란 건가… 수험생·학부모·강사는 혼란

유명 강사들도 SNS에 비판글
9월 모의평가 관심…9월6일 예정대로 실시

기사승인 2023-06-19 06:36:03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5개월 앞두고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하라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의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공정한 수능’에 대한 지시였다고 설명했지만 수능이 불과 5개월 앞두고 난이도가 조정되거나 출제 경향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19일 대학 입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수능이 쉬워지는지, 물수능과 불수능 중 무엇이 더 나은지 등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남은 기간 수능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걱정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수험생은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가사들이 쏟아지니 혼란스럽고 정말 화만 난다”고 말했다.

수험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6모는 충분히 공정했다”며 “수능 국어는 처음 보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을 보는 것인데, 그걸 교과서 안에서 내라고 하면 결국 내신형 시험이 된다”고 말했다.

사교육을 더 성행하게 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고3 수험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윤 대통령이 의도한 사교육 배제는 연계율 상승, 난이도 하락이라는 급격한 변화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다”며 “오히려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해 사교육 학원에 사람들이 더 몰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교육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의 품질을 높이고 수능에서 계속 신유형을 출제해 기존 유형에 대한 대비보다 교과서 개념을 탐독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들은 오히려 인터넷 강의가 가격면에서 저렴하다며 ‘사교육시장의 카르텔’ 발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등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도 이어졌다. 고3 자녀를 뒀다는 A씨는 커뮤니티에 “윤 대통령 발언과 뉴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정시 동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고 혼란스럽다. 너무 걱정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학부모도 “대학 졸업 이후 학교 분위기를 느껴보지 못했을 대통령이 수십만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절박하게 매달리고 있는 수능을 몇 달 앞두고 저런 식으로 담당자를 경질하는게 말이 된다고 보나”라며 “교육은 대통령 혼자서 의지를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고3 자녀를 뒀다는 또 다른 학부모는 “9모(9월 모의평가) 보면 대충 흐름이 보일 것 같긴 하지만, 6모(6월 모의평) 중하 수준이었다더라. 강사들 인스타도 (반발로) 난리고, 뉴스마다 카르텔 증거 얘기 나올 때마다 짜증 난다”고 했다.

일부 유명 입시 강사도 우려를 표했다. 현우진 수학 강사는 자신의 SNS에 “애들만 불쌍하지”라며 “지금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도 하나 만만치 않고,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이라고 적었다.

이원준 국어강사도 SNS에 “더 좋은 대안이 없다면 섣부른 개입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원인이 된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대표적인 문제로 지목한 비문학 영역에 대해 “수능 비문학은 비판적 사고력을 배양하려는 세계적 추세에 맞는 시험”이라며 “수능 비문학을 무력화하면 수능 국어 시험은 인공지능 기대에 고전문학이나 중세국어 위주로 가게되고 한국 엘리트들은 국가 경쟁력을 잃고 뒤처지게 된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교육계에서는 올해 2024학년도 수능이 평년보다 쉽게 출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혼란을 빚었다. 대통령실은 이 장관 발언 이후 하루 만인 16일 “윤 대통령이 이 장관에게 ‘쉬운 수능’을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대입 담당 국장을 ‘사교육 업계 간 이권 카르텔’을 이유로 대기발령 조치했다.

윤 대통령의 ‘공정 수능’ 발언에 예년보다 9월 모의평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됐다. 수능(11월16일)을 대비하기 위한 9월 모의평가는 오는 9월6일 치러진다.

이번 9월 모의평가에는 윤 대통령이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라고 지적한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비문학 국어’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는 과목 융합형 문제’ 등 이른바 ‘킬러 문항’이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육부 측은 이미 발표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시행기본계획에 따라 올해 수능을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2024학년도 수능시행기본계획은 지난 3월28일 발표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에서 밝힌 바와 같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한다는 원칙에 따라 공교육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시험에서 배제하고 2024학년도 수능을 차질 없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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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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