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산엑스포 ‘민·관·정’ 총력전…“재계·민주주의 강세”

尹대통령, 부산엑스포 ‘민·관·정’ 총력전…“재계·민주주의 강세”

신율 “재계 인사의 힘 강력…민주주의 지수”
“석유자본 하드파워와 K-콘텐츠 소프트 파워의 대결”

기사승인 2023-06-19 17:14:53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과 한덕수 국무총리,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 박형준 부산시장.   쿠키뉴스DB

윤석열 대통령이 ‘민·관·정 원팀’을 이끌고 2030 부산국제박람회(부산엑스포) 4차 프레젠테이션 총력전에 돌입했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문제가 연일 화두에 오르며 부산엑스포 유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9일 공군1호기에 탑승해 출국했다. 국내 유력기업 총수를 포함한 205명의 경제 사절단과 여야 부산엑스포 특위 위원, 가수 싸이, 성악가 조수미,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 스타트업 대표 등도 순방길에 함께한다.

이번 순방은 이날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내일인 20일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에서 영어로 4차 프레젠테이션 마지막 부분을 장식한다. 또 ‘K-브랜드’의 강점을 설명할 싸이와 조수미, 카리나도 프레젠테이션의 초입을 담당한다.

4차 프레젠테이션은 엑스포 유치 전 가장 중요한 행사다. 5차 프레젠테이션은 종료 직후 투표로 이어지기 때문에 회원국들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는 게 그 이유다.

부산엑스포 유치의 관건은 유형적 국력(하드파워)와 무형적 국력(소프트 파워)의 대결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적인 하드파워인 ‘석유자본’를 내세워 엑스포 유치에 나섰다. 반대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인 문화산업인 ‘K-콘텐츠’를 전략의 중심에 세워 반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쿠키뉴스DB

尹대통령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내걸고 지난 5월부터 ‘외교’를 정책의 중심으로 세웠다. 이후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연속 정상회담에 나서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외교 마라톤의 시작으로 지난달 17일 한·캐 정상회담을 했다. 이후 같은 달 19일 G7 정상회의를 위해 일본 히로시마에 출국했다. 이 자리에서 호주와 베트남, 인도, 영국, 일본, 코모로,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등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귀국 직후에는 독일과 EU를 만나 우호와 협력을 강화했다. 이뿐만 아니라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 참석해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또 이날 프랑스 방문으로 주요 서구권 국가들의 정상 모두와 대화를 마치게 됐다.

윤 대통령의 발걸음은 아세안으로 향했다. 이번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베트남을 선택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양국의 협력을 논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최태원 SK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쿠키뉴스DB

양 팔 걷어붙인 재계와 정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재계와 정계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최태원 SK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부산엑스포를 위해 지난 2월 스페인과 덴마크, 포르투갈 등 유럽 3국에 방문해 각국 총리와 정부 관계자, CEO 등을 만났다. 최 회장은 안토니우 포르투갈 총리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예방하고 협력의 뜻을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작년 9월 파나마와 멕시코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과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찾아 한국의 부산엑스포 유치 의지를 전했다.

정계도 유치전을 위한 고삐를 강하게 쥐었다. 정계의 부산엑스포 유치 노력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2022년 11월 대통령 특사단으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영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박람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사단 방문으로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와 파욘 슬로베니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부산박람회의 주제가 매우 시의적절하다는 평가와 함께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해 8월 타지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방문해 협력을 호소했다. 

서 의원은 타지키스탄에서 조키르조다 마흐맛토이르 하원의장과 사이드무로드 팟토조다 하원 외교위원장 등과 만나 한·타 외교비전을 공유했다. 조지아에서는 레반 다비타쉬빌리 부총리 겸 경제부장관, 기오르기 볼스키 국회 수석부의장을 만나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또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 사히바 가파로바 국회의장 등 주요인사를 만나 아제르바이잔 국제 의제에 대해 공감하고 부산엑스포 지원의 뜻을 전했다.

안병길 의원은 지난해 8월 네팔에서 삽코타 네팔 하원의장을 예방해 항구도시 부산의 인프라를 설명하고 협력을 구했다. 삽코타 의장은 안 의원이 지난 2016년 네팔 신두팔촉 지역에 방문해 무너진 학교 재건활동을 한 점을 높게 평가하며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어 파키스탄에서는 아프리디 상원부의장과 듀라니 하원부의장을 각각 방문해 부산엑스포 시너지를 통해 양국이 더 좋은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임현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발목 잡은 ‘민주주의 지수’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이론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에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와 경제력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과 민주주의 지수 등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자본과 우리나라의 콘텐츠 싸움이 시작됐다”며 “이론적으로는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와 경제력이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좋다”며 “민주주의 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우리나라가 불리할 것은 없다. 국제행사에서는 민주주의 지수 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도 파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우리나라의 재계인사가 맞붙어도 한국의 재계인사가 훨씬 강력하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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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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