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최저 충족하면 합격 가능성 얼마나 오를까?

수능최저 충족하면 합격 가능성 얼마나 오를까?

글‧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

기사승인 2023-06-20 09:07:24
정시는 물론이고, 수시에서도 수능은 매우 중요하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 때문이다.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의 상당수, 그리고 학생부종합전형의 일부는 수능최저를 두고 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당연히 그 조건을 맞출 것이라 생각하고 지원한다. 하지만 실제 수능에서 모두가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는 다시 말하면, 대학에서 설정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춘다면 그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입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일부 결과를 공개한 대학들의 자료를 통해 살펴보자.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교과전형에서 가장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온 곳은 고려대이다. 2022학년도에는 높은 기준과 더불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탓에 고려대 교과전형 지원자 중 수능최저를 충족한 비율이 42.8%에 불과했고, 이에 따라 11.09 대 1이었던 경쟁률도 실질적으로는 4.62 대 1로 낮아졌다. 통합수능의 영향으로 인문계열의 수능최저 충족률은 훨씬 더 낮아져, 지원자의 37.1%만이 기준을 통과했다. 전년도인 2023학년도에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됨에 따라 충족률이 상승하여 통합수능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그럼에도 실질경쟁률은 최초경쟁률에 비해 62% 수준으로 낮았다. 수능최저를 충족할 경우 합격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것이다.

2023학년도 학생부교과전형의 실질경쟁률을 발표한 경희대, 서강대, 한국외대 또한 수능최저로 인해 실질경쟁률이 낮아졌다. 이들 중 상대적으로 낮은 기준을 적용한 경희대가 76.5%의 충족률을 보여 실질경쟁률 하락이 크지 않았고, 서강대와 한국외대는 60% 내외의 수준으로 낮아졌다.

2023학년도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일부 대학 교과전형 경쟁률 변화. 실질경쟁률: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자만 대상으로 한 경쟁률. 자료 출처: 각 대학 2023학년도 입시결과 발표 자료, 2024 수시모집요강

올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는 고려대(인문), 서강대의 경우 수능최저 충족률이 높아질 수 있다. 경희대와 한국외대는 전년도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이번 입시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논술전형

논술전형에서는 논술고사 결시율이 실질경쟁률에 큰 영향을 준다. 대부분 학생부만 제출하면 되는 교과전형과 달리, 논술전형은 지원 후에도 논술고사 응시 여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결시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수능에서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받아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수능최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응시자 중에서도 수능최저를 충족한 비율이 높지 않아 실질경쟁률은 매우 낮아진다. 고사에 응시한 수험생의 수능최저 충족 현황을 공개한 경희대와 한국외대를 보면 모두 충족률이 40% 초반에 머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체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을수록 실질경쟁률의 하락 폭이 큰데, 이는 서강대와 이화여대 논술전형의 경쟁률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년도에 3개 영역을 반영하여 비교적 높은 수준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 이들 대학의 실질경쟁률은 매우 크게 하락했다. 2개 영역을 반영하지만 경희대에 비해 기준이 높았던 한국외대(서울)의 실질경쟁률 하락 폭이 경희대보다 컸다는 점에서도 수능최저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2023학년도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일부 대학 논술전형 경쟁률 변화. 실질경쟁률: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 논술고사 응시 경쟁률. 자료 출처: 각 대학 2023학년도 입시결과 발표 자료, 2024 수시모집요강

올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된 대학들의 경우 충족률이 상승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수능최저 통과 시 합격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특히 논술전형의 경우 3분의 1 수준까지 실질경쟁률이 하락하는 만큼, 기말고사 이후에는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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