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취임 5년, ‘미운오리’ 전장은 어떻게 백조가 됐나

구광모 취임 5년, ‘미운오리’ 전장은 어떻게 백조가 됐나

기사승인 2023-06-29 14:59:21
LG전자가 VS사업본부 출범 10주년을 맞아 2030년 글로벌 전장시장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도전의 10년, 함께 만들어가는 비전 2030’을 주제로 열린 기념행사에서 임직원들이 VS사업본부의 10년 역사를 담은 사진전을 보는 모습. LG전자

LG전자의 전장사업이 날개를 달고 도약하고 있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출범 10주년을 맞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도전의 10년, 함께 만들어 가는 비전 2030’을 주제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고 29일 밝혔다. 행사에는 조주완 LG전자 사장, 은석현 VS 사업본부장(부사장) 등 VS사업본부 임직원 30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0년의 성과와 향후 방향성 등을 공유했다.

LG전자에 따르면 VS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8조6496억원, 영업이익은 1696억원이다. 지난해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향후 발전 가능성은 더 높다. LG전자 전장사업의 누적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연내 10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지난 2013년 LG CNS의 자회사 VENS를 인수하고, 당시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을 하던 카(Car) 사업부, 전기자동차용 동력계 부품을 개발하던 EC 사업부를 하나의 사업본부로 통합하며 만들어졌다. VC사업본부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개발을 체결하고 세계 유수의 자동차 반도체 업체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 파트너십을 진행했다. 그러나 수익에 있어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015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2021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해 왔다.

그럼에도 LG전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후, 적극적인 변화의 바람도 불었다. VC사업본부는 VS사업본부로 개편됐다. 은 부사장 등 인재도 외부에서 적극 영입했다. 1조4400억원을 들여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도 인수했다. 그룹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였다.

LG전자의 AR헤드업 디스플레이. LG그룹 유튜브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차량 부품은 아날로그에서 전기·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기존 라디오 정도에 그쳤던 전장은 내비게이션과 비디오 등으로 진화했다. 소비자 가전에 강점을 두고 있던 LG전자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플라스틱올레드와 디지털콕핏, AR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신기능·제품을 도입했다.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모빌리티 시대가 열리며 발전 가능성은 더 무궁무진한 상황이다.

과감한 투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LG전자가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추정한 전장사업 주요제품 점유율 추이(금액기준)를 살펴보면 텔레매틱스는 지난해 23.3%의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는 22.4%로 글로벌 1위다. 텔레매틱스는 차량용 통신모듈을 뜻한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도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전장이 아닌 ‘LG카’를 직접 제작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놨다. LG는 앞서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인 ‘LG옴니팟’을 선보이기도 했다. 차량을 집의 새로운 확장공간으로 해석했다.

다만 LG전자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LG옴니팟은 전장 사업의 향후 지향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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