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최근 부진과 관련된 견해를 드러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9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도미니카 공화국과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0대 3(18-25 18-25 15-25)으로 완패했다.

정지윤(현대건설)이 팀 내 가장 높은 10점으로 활약했고 김다은(흥국생명)이 8점을 보탰지만 패배를 막진 못했다. 모든 면에서 밀렸다. 공격 득점(29-48), 블로킹(3-10), 서브(3-5)에서 모두 열세였다.  범실은 도미니카(12개)보다 5개 많은 17개를 범했다.

세자르호는 대회 10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여전히 첫 승 신고를 하지 못한 상태다. 승점도 단 1점도 얻어내지 못했다.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은 15위 크로아티아(승점 6점)와 격차가 6점차로 벌어지면서 사실상 이번 대회도 최하위가 유력하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 실에 들어선 이다현은 “도미니카 선수들이 신체적으로 우리보다 위에 있었다. 중앙을 책임져야 하는데 높이 (열세)가 게임을 풀어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블로킹이 하나 붙였을 때 마무리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부족했다. 많은 것들이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지윤은 “기술적으로 터치, 리시브, 수비에서 저희 (최선의)플레이를 했어야 하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복기했다.

김다인 역시 “국제 대회를 하게 되면 국내(리그)에서 하던 플레이들로는 충분하지 않다. 세자르 감독님도 많은 부분들을 상기시켜 주고 있지만, 아직까지 바로 실현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노력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지난 2021년 일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김연경,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황금기를 이끈 주축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을 은퇴를 했다. 이후 어린 선수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VNL에서 지난 대회에 이어 올해에도 아직까지 승리와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상태다. 선수들의 성장에도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다현은 “결과론적으로 항상 지고, 세트를 겨우 얻어낼까 말까한 상황이라 성장이란 결과물이 나타나 보이지 않을 수 있다”라면서 “(김)연경 언니가 빠지고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상황이 1~2년 안에 될거라 생각하지 않았다”라면서 “우리의 스타일을 잡아가는 게 우선이다. 국제 대회 레벨에 맞춰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정지윤도 “성장이라는 게 습득을 해서 바로 결과로 나오기는 어렵다. 나는 아직도 우리 선수들이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다현이 말대로 우리 스타일대로 빠른 플레이, 정확하고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다인은 “국내 수준에서 하나반(템포로) 토스를 했을 때 원 블로킹을 상대한다면, 국제 대회에서는 (더 큰)두 명의 블로킹을 상대한다”라면서 “토스 퀄리티는 물론 속공을 더 생각하게 된다. 감독님의 말은 조금씩 늘어가는 모습에 성장한다고 보시는 것 같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계속되는 패배에 팬들은 물론 선수단도 의지가 꺾이는 상황에 놓였다. 남은 두 경기도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마주한다. 오는 1일에는 세계 랭킹 5위 중국과, 2일에는 세계 랭킹 8위 폴란드를 상대한다.

이다현은 “지난 3년간 대표팀에서 뛰면서 외국인 스태프들과 연습했다. 시합할 때보다 연습 시간이 길었고, 국제 레벨에 맞추기 위해서는 100~200%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훈련도 많이 해봤다. 그런 점에서는 많이 배우고 있다”라면서 “홈에서 팬들이 많이 오는데 해보지도 못하고 지는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마음이 아프다”라고 미안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