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대규모 자금 조달에 사활을 걸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 차세대 전지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 출범 이후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다.회사채 발행 금액은 1조원이다. 수요예측에 4조7200억원이 몰리면서 당초 신고 금액 5000억원의 2배 규모로 최종 확정됐다.
이번에 확보하는 1조원 중 1000억원을 양극재 등 원재료 구매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9000억원을 합작법인(JV) 투자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 설비투자(CAPEX)에만 6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투자를 5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후발 주자인 SK온도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초 싱가포르계 신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억달러(약 5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올해 3월까지 한투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을 통해 투자자금 1조2000억원을 조달했으며, 작년 12월 SK이노베이션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을 투자받았다.
정책 지원 자금으로는 지난해 7월 유럽 공적 수출신용기관(ECA)을 통해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최근 SK온·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최대 92억달러(약 11조8000억원)를 각각 확보했다.
SK온은 이를 토대로 미국, 유럽, 중국 등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작년 88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220GWh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이 맞물리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어 공장 가동률은 계속 오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R&D와 시설 투자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특히 시설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SK온은 올해 1분기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에 2조1586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1분기의 1753억원 대비 약 12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1분기(9090억원)의 2배인 1조8104억원을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R&D와 시설 투자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앞으로도 관련 투자를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