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수신료를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분리하는 ‘분리 징수’가 임박한 가운데 김의철 KBS 사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김 사장은 10일 KBS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경영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로서 구성원들에게 큰 부담과 걱정을 드린 점을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수신료 분리 징수가 현실화됨에 따라 이 시간부로 비상경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정부의 막무가내식 (수신료 분리징수)추진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KBS는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공사의 신규 사업을 모두 중단하고, 기존 사업과 서비스들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또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고용안정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며 “향후 분리 징수 여파로 고통 분담이 불가피할 수도 있으나 그 규모와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가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KBS가 피 같은 수신료를 월급으로 탕진한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 “망언 수준의 발언”이라며 “KBS는 공신력 있는 대다수 매체 조사에서 영향력과 신뢰도 1·2위를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김 사장은 “헌법재판소에 이미 제기한 헌법소원 외에도 향후 수신료 분리 징수 관련 시행령이 공포되는 즉시 위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전력과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며 "징수율을 높일 아이디어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5일 TV 수신료를 분리징수 하도록 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오는 11일 국무회의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KBS는 수신료 분리 징수가 실시되면 연간 6000억원대에 달하던 수신료 수입이 1000억원대로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