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수원 삼성과 강원FC가 좀처럼 강등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일 오후 기준 강원은 승점 14점(2승 8무 11패)으로 리그 11위, 수원은 승점 11점(2승 5무 14패)에 그쳐 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두 팀 모두 예상치 못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시즌 승강전 끝에 잔류했던 수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선수단 개편을 진행했다. 김보경, 뮬리치, 아코스티, 김경중, 발사니 등 준척급 자원을 여럿 모았지만 지난해보다 더욱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 시즌 13골을 몰아친 오현규(셀틱)으로 떠난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강원의 부진은 예상밖이었다. 지난 시즌 김대원과 양현준의 맹활약을 앞세워 파이널 라운드 A에 진입했던 강원은 에이스들의 부진이 겹쳤다. 사실 수원이 없었다면 최하위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두 팀은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칼을 먼저 빼든 건 수원이었다. 지난 4월 이병근 감독을 경질하고 김병수 감독을 선임했다. 강원 역시 지난달 최용수 감독과 결별한 대신 윤정환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앉혔다.
하지만 감독 교체의 효과마저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수원은 김 감독 부임 후 1승 3무 6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기력 자체는 이전에 비해 좋아졌지만, 선수들의 사기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모양새다. 선제골을 내주면 급격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
강원은 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3경기에서 2무 1패를 거두는 등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감독 교체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두 팀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지갑을 열며 반등을 위한 마지막 카드를 마련했다.
수원은 과거 김 감독과 사제 지간인 공격수 고무열을 충남 아산으로부터 영입한 데 이어 일본인 미드필더 코즈카 카즈키를 품었다.
두 선수 영입 효과는 지난 9일 대전 하나시티즌과 맞대결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20분 만에 두 골을 내주면서 패색이 짙었던 수원은 2대 2로 무승부를 거뒀다. 카즈키는 선발로 출전해 중원에서 공 점유에 힘을 실어줬고, 후반 교체 투입된 고무열은 전방에서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며 공격 기회를 살려냈다.
김 감독은 대전 전이 끝난 뒤 “너무 훌륭했다. 카즈키가 들어와서 앞으로 나가는 패스 빈도가 늘어났다. 볼 잡아서 안정성을 유지했다. 고무열은 후반 얼마 못 뛰었지만, 순간 번뜩이는 찬스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12개 구단 중 최저 득점(13골)을 기록 중인 강원은 공격수 보강에 집중했다. 지난 6월 윤일록을 품인 데 이어 브라질 공격수 야고, 가브리엘, 웰링턴 등 3명을 추가로 데려왔다. 여기에 몬테네그로 출신 수비수 투치까지 품어 외국인 쿼터 6명을 모두 활용했다.
이 중 가브리엘과 웰링턴은 지난 10일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지만, 아직 선수 등록을 완료하지 못해 주말에나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한참 시즌인 진행 중인 와중에 선수단에도 변화를 준 두 팀에게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여기서도 반등에 실패한다면 사실상 강등이 유력하다. 수원은 오는 12일 포항 스틸러스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강원은 이날 대구FC 원정을 떠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