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통증의 원인이 잘못된 자세보다는 편두통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아시아 최초로 발표됐다.

조수진·임희진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목 통증이 두통에 미치는 영향과 편두통에서 수면장애와 목 통증의 연관성’ 연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편두통 진단을 받은 환자 295명에 대한 신경과 전문의의 면담 및 설문을 전개해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들 환자의 평균 연령은 39세였고 여성이 217명(74%)으로 남성 78명(26%)보다 많았다. 월평균 11.5일간 편두통을 앓았으며, 두통 영향평가(HIT-6) 평균 점수는 60점으로 ‘중증 두통’으로 진단됐다.

전체 편두통 환자 중 153명(51.9%)이 목 통증을 호소했고, 이들 가운데 28명(18.3%)은 심각한 목 통증을 겪었다. 또 목 통증을 앓는 편두통 환자 중 117명(76.5%)은 ‘목 통증이 두통 발작과 연관됐다’고 답했다.

두통이 목 통증과 연관된 경우에는 두통 강도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 통증과 편두통이 연관됐다고 응답한 환자 그룹에서 심각한 목 통증을 경험한 비율은 22.2%(26명)였다. 연관이 없다는 그룹의 심각한 목 통증 호소 비율인 5.6%(2명)에 비해 높았다.

심각한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목 통증, 월간 투약일수, 과도한 주간 졸림증 등이 있었다. 또 편두통과 목 통증을 앓는 환자에게서 더 심각한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두통의 빈도,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꼽혔다.

임희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목 통증이 편두통의 심각도에 관여하는 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수면장애와 편두통은 해부학적 구조와 두 질환에 관여하는 신경펩티드로 인해 연관성이 높으며 특히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오전 두통 등 더 심한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수진 교수는 “두통클리닉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목 때문에 더 자주 머리가 아픈 건지 궁금해 하는데, 이번 연구에서 목 통증은 편두통의 흔한 동반 증상이고, 통증과 수면장애를 조절하는 것이 두통의 강도를 낮추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편두통의 심각도에서 기존 경부디스크 질환 병력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편두통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불러오는 질환임에도 가벼운 질환으로 인식되고 소극적인 치료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