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레저상품 가입했는데 롯데렌탈 계약…공정위 “지자체 점검”

[단독] 레저상품 가입했는데 롯데렌탈 계약…공정위 “지자체 점검”

-레저·여행 상품 눈속임 뒤 ‘노트북 장기 렌탈 계약’
-소비자원 “롯데렌탈에 공문 보냈지만 회신 못 받아”
-공정위, “공정위 감시망에 들어와 있는 업체 이용해야”

기사승인 2023-07-28 06:00:32
롯데렌탈 묘미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 롯데렌탈

숙박·레저·여행·크루즈 상품을 판매한다고 속인 뒤 전자제품 렌탈 계약을 체결하는 ‘후불식 상조 상품’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과거 일부 상조회사들이 가전제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고 소비자들을 현혹한 뒤 선불식 상조 상품을 판매한 것과 다른 피해 유형이다. 

2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21년 ‘리시스(주)’는 카카오톡 광고를 통해 96개월 동안 월 5만9800원 납부시 호텔·펜션·대형리조트·해외여행 등을 회원가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했다. 가입을 희망하는 고객들에게 ‘롯데렌탈(묘미)’과 제휴업체라며 사은품으로 최신형 노트북까지 지급한다고 했다.

해당 상품에 가입한 이상연(30·가명) 씨에 따르면 가입 당시 리시스는 “고가의 상품을 사은품으로 제공시 공정위 계약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사은품을 제공하기 위해 롯데렌탈(묘미)과 가전 렌탈 구조로 계약을 진행하고 이는 통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올해 리시스가 휴업하면서 약속된 상품 이용이 불가능해지자 고객들은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이에 리시스는 “60개월간 롯데렌탈 묘미와 노트북 장기 렌탈 계약이 돼 있어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다”며 “롯데렌탈 묘미와의 계약기간을 채우거나 노트북 렌탈 비용을 완납한 뒤 나머지 36개월에 해당하는 건에 대해서만 해지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사은품 인수 명목으로 롯데렌탈 가전 계약에 동의했던 것이 실제로는 5년에 걸쳐 롯데렌탈(묘미)에 358만8000원을 납부하겠다는 ‘인수형 노트북 장기 렌탈 계약’이었던 것이다.

이씨는 “96개월 동안 여행·레저 상품에 가입한 비용을 납부하는 줄 알았는데, 실상은 60개월간 롯데렌탈 묘미에 노트북 인수형 장기 할부 구매 계약금을 납부하고 있던 것”이라며 불완전판매라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렌탈 측에 해당 건을 항의하자 “롯데렌탈 측과는 무관한 일이며 모른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이 리시스로부터 받은 이용약관.   사진=독자제공

또 다른 피해자인 서이현(28·가명)씨는 노트북 장기 인수형 가입 구조임을 알게 된 후 5개월간 비용을 납부하지 않았다. 이후 롯데렌탈은 6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채무변제독촉 및 법적조치 예고(진행) 통지서’와 납입 거부시 가압류를 행사한다는 내용의 우편을 보냈다.

쿠키뉴스의 취재에 롯데렌탈 측은 “상조사(리시스)와 상조결합상품을 판매하는 티유디지털과 물품공급 계약을 체결해 리시스와의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판매대행사(티유디지털)와 리시스가 제휴해 상품을 판매·영업하고 롯데렌탈은 그 중 가전 할부계약만 진행하는 구조로 직접적인 제휴 관계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롯데렌탈은 “리시스에서 렌탈 상품을 사은품처럼 끼워 넣어 판매했다면 잘못된 방식의 영업이 맞고, 불완전 판매로 인한 고객 이의 제기 및 처리는 상품 판매사인 티유디지털이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취재가 시작된 다음날인 24일 롯데렌탈은 ‘묘미 서비스를 출시 6년 만에 종료한다’고 공지한 상태다.

이씨를 포함한 피해자 10명은 ‘피해자 단톡방’을 만들어 피해 사실을 규명하기 위한 소송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지난 4월 6일에도 같은 유형의 신고가 접수돼 4월 11일 롯데렌탈과 리시스에 공문을 보냈다”며 “롯데렌탈 측이 4월 15일 공문을 받은 것으로 조회되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렌탈 측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공문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원 관계자는 “앞서 비슷한 피해 사례가 접수돼 롯데렌탈 측에 공문을 보냈기 때문에 롯데렌탈이 장기 인수형 렌탈 결합상품에 민원을 제기한 고객들의 존재를 모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시스 레저상품의 카카오톡 광고 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들을 관리 감독하고 있다”면서도 “리시스는 공정위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로 공정위 법 적용 대상인지 검토해 피해 규모를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에 할부거래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숨어서 운영하는 곳들은 모니터링 요원이 적발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여행 및 항공 업체들도 공정위 법 적용 대상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정위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에 가입한 후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 구제까지 이어지기 어려워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크루즈 여행 등 적립식 여행상품 계약시 공정위에 등록된 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한 후 가입을 진행해야 한다”며 “공정위 감시망에 들어와 있는 업체들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서울시에 리시스 점검을 요청한 상태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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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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