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낮추고 완전한 일상 회복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감염에 취약한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방역의 고삐를 조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일주일간 일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529명으로, 전주 3만8802명 대비 17% 증가했다. 5주 연속 증가 추세다.
특히 지난 26일엔 5만7220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는 지난 1월11일 5만4315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 일주일간 일평균 재원 위중증 환자는 174명, 사망자는 13명이었다. 역시 직전 일주일 위중증 환자 150명, 사망자 8명에 비해 늘어났다.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변이는 오미크론 XBB 계열이다. 7월 3주차 검출률은 XBB.1.9.2가 27.1%이며 XBB.1.9.1와 XBB.1.16은 각각 22.7%와 20.0%였다. XBB 계열은 기존 변이 대비 중증도, 위험도 등이 높다는 근거는 없지만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유행의 기로에서 마주하고 있는 오미크론 XBB 계열 변이바이러스를 적극 관리해야 한다며 방역 완화 과정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을 중심으로 면회 시 검사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현재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독감, 아데노바이러스 등 여러 바이러스가 같이 유행하고 있는데 동네 병의원을 이용할 때 다시 마스크를 쓰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위험군 중 백신 접종을 안 한 사람은 지금이라도 맞도록 해야 한다”며 “검사를 대폭 늘려 코로나19에 확진되면 팍스로비드 등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내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하는데 엔데믹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정부 입장은 이해하지만 현재 유행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건 변이 바이러스다”라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당분간 확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8월로 예고했던 추가 방역 완화와 관련해 유행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 신중하게 접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감염이나 예방접종을 통한 면역유지기간을 고려하면 연간 1~2회 정도 소규모, 중소규모의 유행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치명률이 오미크론 유행 시기의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낮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의료대응 역량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빠른 증가세를 고려해 향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고위험군 보호에 중점을 둬 관리할 계획”이라며 “여름철 재유행 대책도 준비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병을 제4급 감염병으로 조정 발표하는 시기에 대해선 “국내외 유행 상황과 방역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