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예보)가 저축은행의 예수금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예보는 ‘저축은행 예수금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놓았다.
이 시스템은 저축은행의 예수금 총액 동향과 정기예금 중도 해지율이 특정 임계치를 넘어가면 뱅크런 위험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디지털 금융거래의 발달에 따라 뱅크런이 빠르게 벌어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다.
앞서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디지털 뱅크런에 순식간에 파산했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대출 부실율이 높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새마을금고에서 대규모 예금 이탈 현상이 발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와 관련해 경고를 남긴 바 있다. 이 총재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디지털뱅킹이 젊은 층에 잘 보급된 만큼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면 미국보다 예금 인출 속도가 더욱 빠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차액결제 담보 비율을 높여야 한다. 예전에는 은행이 문을 닫고 예금을 분산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이제는 며칠이 아니라 수시간 내에 돌려줘야 한다”며 “한국은행과 감독 당국에게는 새로운 숙제”라고 말한 바 있다.
예보 측은 사업목표와 관련해 “저축은행 예수금 등 데이터 입수 체계를 자동화함으로써 저축은행의 예수금 동향을 적시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