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숏리스트)에 박정림·양종희·이동철·허인 등 KB금융 내부 인사 4인과 외부 인사 2인이 포함됐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회장이 4인을 중심으로 후계구도를 만들어온 만큼 ‘큰 이변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8일 회추위를 열고 내부 후보자 4인과 외부 후보자 2인, 총 6인을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내부 후보는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이사),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철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다. 외부 후보 2인은 2차 숏리스트 확정까지 익명성을 보장하기로 했다.
KB사태로 혼란한 시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윤 회장은 그동안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추진해 왔다. 그는 2020년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KB금융을 3명의 부회장과 1명의 총괄부문장이 담당하는 4개의 비즈니스그룹 체제로 재편했다. 박정림·양종희·이동철·허인은 4개의 비즈니스그룹을 맡아 일찌감치 차기 회장 후보로 평가 받아온 인물들이다.
박정림 총괄부문장은 증권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KB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행장, KB국민은행 WM그룹 부문장 및 부사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는 KB증권 대표이사 겸 KB금융지주 자본시장 부문장을 맡아온 인물이다. 자본시장, 기업투자금융(CIB), 자산운용(AM) 부문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양 부회장은 KB손해보험을 키워낸 주인공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지주 이사회 사무국장, 전략기획부 부장,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역임했고,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한 경력이 있다. 특히 2016년부터 KB손보 대표 맡아 업황이 좋지않은 상황에서도 KB손보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KB금융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윤 회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필해왔다. 2016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시너지추진부 총괄 전무, KB금융지주 전략총괄 CSO 부사장, 2018년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거쳤다. 현재 그룹의 비은행 순익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허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은행장을 3연임하면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차기 회장 선임 당시에도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된 바 있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원 1년 후배이기도 하다.
부회장 3인은 1961년생 동갑내기이며, 박정림 총괄부문장은 1963년생이다. 양 부회장은 서울대 국사학과, 이 부회장은 고려대 법학과, 박 총괄부문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향후 회추위는 오는 29일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를 진행한 후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이후 9월 8일에는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회추위 관계자는 “내·외부 후보자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금융그룹 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이 충분한 후보자들”이라며, “내·외부 후보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