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다음 달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11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3%)를 소폭 밑도는 수치다.
앞서 미 CPI는 5월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한 이후 6월 3.0%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이후 7월 3.2%로 다소 오름세를 보였지만 6월 하락 폭이 컸던 만큼 물가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속적인 둔화 추세를 나타냈다. 근원 CPI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상승해 전달(4.8% 상승) 보다 상승 폭이 떨어졌다. 헤드라인·근원 CPI는 전월 대비론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모두 두 달 연속 0.2% 상승을 기록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압력의 완만한 둔화가 재확인 됐다”며 “시장은 예상을 하회한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과 0.2% 내외로 유지된 전월 대비 상승률을 무난하게 소화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둔화라는 큰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원자재 가격 반등, 수요 측면 물가 상승압력 등을 감안하면 둔화 속도는 점차 느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CPI 결과를 두고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서프라이즈도, 쇼크도 없었지만 물가 압력의 점진적 둔화 추세를 재차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며 “무엇보다 Fed의 9월 추가 금리 인상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7월 CPI, 특히 근원 CPI 상승률은 Fed의 9월 금리 동결을 지지할 것은 분명하다”며 “7월 CPI 발표 이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확률은 88.5%를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금리 동결이 유지될 것이라는 확률도 가장 높다”고 말했다.
다만 미 CPI의 둔화세가 아직 미 연준의 목표 달성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물가 안정과 관련해 Fed가 ‘임무 완수’를 선언할 정도의 물가 상승률 수준을 기록하지 못했다”며 “중물가 현상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7월 CPI에서 임대료를 포함한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리스크 감소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03%, 나스닥지수는 0.12%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도 상승 출발했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601.56)보다 0.37% 오른 2611.25에 장을 열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911.29)보다 20.29% 상승한 913.97에 거래를 시작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