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에 노트북 제공을 미끼로 상조‧선불식 상품을 판매한 상조 회사들에 대한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는 적립식 레저상품으로 속여 시중가보다 비싼 노트북 렌탈계약을 맺게 한 상조회사와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16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 중 일부 사건을 경찰청으로 이관했다. 현재 피해자 규모가 약 70명에 달하는 만큼 신고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 장민하(가명)씨는 지난 2021년 4월 상조회사 케이비라이프(주)를 통해 레저상품에 가입한 뒤 사은품 명목으로 노트북을 수령했다. 공정위로부터 케이비라이프(주)가 폐업했다는 통보를 받고 계약의 중간 해지를 요청했지만 노트북 렌탈 비용을 완납하기 전까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다른 제보자 이상연(가명)씨도 지난 2021년 카카오톡 광고를 보고 상조회사 ‘리시스(주)’와 회원가로 호텔·펜션·대형리조트·해외여행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한 뒤 사은품으로 노트북을 수령했다. 사은품 인수 명목으로 가전 계약에 동의했지만 실제로는 5년에 걸쳐 358만8000원을 납부하겠다는 ‘인수형 노트북 장기 렌탈 계약’이었다. 마찬가지로 리시스(주)가 휴업해 해지를 요청했지만 노트북 렌탈 계약이 끝난 뒤 해지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밖에도 대노복지단을 통한 피해사례도 접수됐으며 피해 유형 또한 위 사례들과 매우 유사하다.
이들 상조회사는 모두 롯데렌탈 ‘묘미’ 서비스와 연계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보자들은 상품 가입 전 텔레마케터로부터 “상품 가입시 고가의 노트북은 무료상품으로 제공해 드린다. 공정거래법상 고가의 현물 상품을 제공하면 안 되기 때문에 해피콜에서는 60개월간 롯데렌탈과 계약이라고 말할 것. 실제로 렌탈료가 나간다거나 렌탈 서비스는 아니기 때문에 오해하지 마시라고 말씀 드린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같이 대기업의 이름을 내걸고 레저·여행·상조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상조회사의 소비자 기만행위에 공정위는 물론 지자체까지 나서 점검을 예고했다. 피해자들은 각 상조사를 비롯해 롯데렌탈까지 조사를 해달라며 공정위에 신고를 넣은 상태다.
서울시 소비자권익보호팀 관계자는 “공정위와 만나 현재 접수된 민원에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파악하는 단계”라며 “현재 여러 종류의 선불식 할부거래 상품이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피해를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상조회사들에 대한 자체 점검 등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서울사무소 소비자과 관계자는 “리시스(주)에 대한 피해자들 신고의 경우 공정위 본부차원에서 직접 들여다보고 있다”며 “유사한 피해사례가 추가로 접수되고 있어 서울사무소에서도 사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소비자법 위반행위 감시요원들을 모집해 11월 30일까지 약 4개월간 상조·선불식 할부거래 방식(적립식) 여행분야 미등록 영업 등 소비자법 위반 여부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 관련 할부거래법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며, 상품 판매 과정에서의 주요정보 설명 여부, 거짓‧과장된 정보제공 여부 등도 감시할 예정이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