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광복절 맞이 애국 마케팅 실종…수해복구 지원 집중

은행권, 광복절 맞이 애국 마케팅 실종…수해복구 지원 집중

기사승인 2023-08-15 06:00:17
쿠키뉴스DB

광복절을 맞아 은행권이 펼치던 애국 마케팅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은행권은 태풍 카논 피해 복구지원 등 사회공헌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우리‧농협은행은 올해 광복절을 맞아 별도의 상품이나 이벤트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태극기 바르게 그리기 SNS 캠페인’이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KB국민은행이 함께 인도네시아 내 한국 독립운동 유적지 안내서와 영상을 공개한 것이 전부다.

은행권에서 2021년 광복절까지만 해도 다양한 애국 상품과 마케팅이 쏟아졌다. 대표적으로 농협은행의 경우 ‘함께걷는독도적금’을 출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 바 있다. 이 상품은 서울부터 독도까지 거리 약 420km를 걸음수로 환산한 60만보를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참가자 1인당 6000원씩 기금으로 출연해 독도 환경보전사업을 지원했다. 

심지어 현금 증정 이벤트도 펼쳐졌다. 독립의 기쁨을 함께 나누겠다며 2021년 하나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10만원 이상 신규 가입하고 자동이체를 1회 이상 완료한 5명(추첨)을 추첨해 청년주거독립 자금 300만원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러한 은행권의 애국 마케팅은 지난해부터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은행들은 관련 상품 출시를 보류했으며, 이벤트도 축소하는 모습이다. 올해도 관련 상품 출시 없이 소소한 이벤트만 진행되는 모양새다.  

은행권에서는 애국 상품이나 마케팅의 소비자의 호응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더욱이 무리하게 수신을 확보할 상황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주거래고객 확보를 위해 광복절에 여러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호응이 크지 않았다”며 “최근 은행으로 수신이 몰리고 있어 우대금리를 더해 주면서 까지 수신확보에 나설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5대(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32조9812억원으로 전달(822조2742억원) 대비 10조7070억원이 증가하면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은 광복절 마케팅 대신 태풍 피해 복구지원이나 잼버리 지원 등 사회공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금융그룹이 새만금 잼버리 행사장에 이온음료 40만개를 긴급 지원했다. 또한 5대 은행은 모두 태풍 카논 피해복구를 위해 특별 금융지원에 나선 상태다. 

은행들의 이같은 행보는 당국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최근 은행권에서 사고도 많아 사회공헌에 집중하고 있다”며 “광복절이라고 화려한 행사나 이벤트를 진행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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