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KT 롤스터(KT) 그리고 젠지e스포츠(젠지). 세 팀이 스프링에 이어 또다시 모였다. 우승컵은 누구의 것이 될까.
T1과 KT는 19일 오후 3시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최종결승진출전에서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이 경기의 승자는 20일 같은 시간 결승전에서 젠지를 만나 우승컵을 놓고 경쟁한다.
앞서 T1에게 패배했던 KT, 두 번은 안 당할까
앞서 KT는 T1과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1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대 3으로 패한 바 있다. 다소 고정적인 밴픽을 보여준 KT에 대해 T1이 제대로 파훼법을 보여줬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2라운드를 전승하며 정규리그 1위 자리를 수성, 올퍼스트팀에 선정된 KT는 체면을 구겨야 했다.
하지만 KT가 두 번 당해줄까. 지난 16일 ‘2023 LCK 서머 파이널 미디어데이’에서 강동훈 KT 감독은 “선수들의 챔프폭이 워낙 넓은 편에 속하다 보니까 여러 카드들을 준비해왔다. 시즌 중 실전에 쓰지 못했는데 해답을 찾고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다. 경기 때 그런 것들을 풀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게임적인 부분들도 있겠지만 밴픽 준비를 한 것 그대로 무대에서 적용이 안 됐던 부분들을 이후 대화를 통해 풀어냈다. 우리가 준비를 하고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한다. 그게 된다면 좋은 과정과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KT는 밴픽 뿐 아니라 경기력 측면에서도 전문가들에게 재평가를 받고 있다.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은 플레이오프 3라운드 2경기 KT와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를 보고, KT가 T1보다 체급이 높아보인다고 언급했다. 고동빈 젠지 감독 역시 “직전까지는 T1이 올라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를 보고 나서 KT가 올라올 확률이 조금 더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감독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다. 좋은 경기력으로 스프링보다는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KT가 T1 상대로 승리할 경우, 구단 차원에서는 지난 2018년 LCK 서머 이후 5년 만의 결승 진출이 된다. 또한 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9년 이후 첫 LCK 결승과 ‘2023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이다.
T1, ‘스프링의 젠지’처럼 올라갈 수 있을까
T1은 플레이오프 3라운드 1경기에서 젠지에게 패배하면서 결승진출전으로 내려앉았다. 이제 KT를 꺾어야만 결승에서 젠지를 다시 만나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당시 ‘오너’ 문현준은 “아쉽게 져서 분한 마음이다. 과거 스프링 시즌때 젠지처럼 패자 입장에서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를 잘해서 젠지를 다시 만나겠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스프링 시즌 당시 젠지가 플레이오프 3라운드 1경기에서 T1에게 패배하고 결승진출전으로 내려앉았지만, KT를 꺾고 결승에 오른 뒤 끝내 T1에게까지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사례를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KT전에 관해 임재현 T1 감독대행은 “KT를 2라운드에 이기긴 했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저번 경기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완해 꼭 다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KT는) 잘하는 상대지만 한 번 이겼듯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한다. 잘 준비해서 결승 진출과 롤드컵 진출을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T1의 임 감독대행과 이민형은 KT전에서 3대 1로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현준은 3대 0을 예상했다.
만약 T1이 승리할 경우, 지난 2021년 LCK 서머부터 이번 서머까지 5번 연속 결승전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운다. 또한 2022년 스프링부터 이번 서머까지 4번 모두 젠지와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페이커’ 이상혁은 통산 15회 LCK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정규리그 5위에 그쳤던 T1이 ‘미라클 런’을 보여줄 수 있을지 LCK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젠지, 경기 감각은 문제 없을까
임 감독대행은 젠지와의 플레이오프 3라운에서 패배한 후 “최종결승진출전은 대전에서 한다. 경기장 감각을 익힌다면 또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결승전에 앞서 경기를 치르는 게 선수단이 경기 감각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젠지의 ‘페이즈’ 김수환 역시 선수들이 잦은 경기 일정을 가지는 것에 대해 “경기를 자주 하는 편이 나은 것 같다. 경기장에 적응하기 편안하다”고 밝힌 바 있다. KT의 ‘리헨즈’ 손시우도 “경기 중간에 텀이 있으면 컨디션을 관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자주 게임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전했다.
실제로 젠지의 ‘피넛’ 한왕호는 지난 스프링 시즌 우승 후 인터뷰에서 “다전제는 1세트 결과에 따라 결과가 좌지우지 되는 편이다. 그런데 어제 KT전을 잠실 경기장에서 치르면서 오늘 1경기엔 확실히 긴장을 덜 하면서 임할 수 있었다. 그게 이번 시리즈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고 감독 역시 “다전제는 첫 세트가 가장 긴장되는데, 전날 미리 경기를 치렀더니 오히려 긴장이 많이 풀려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서머 시즌에서는 최종결승진출전 참가팀들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최종결승진출전을 치르지 않은 젠지가 경기 감각을 유지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롤드컵’ 직행 티켓, 누구의 것이 될까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승리하는 팀은 결승전 결과와 관계없이 챔피언십 포인트 최대 흭득 팀 자격으로 롤드컵에 진출한다.
젠지는 이미 결승 결과와 상관없이 롤드컵에 진출했다. 이는 지난 2020년부터 4년 연속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것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진출에 성공한 디플러스 기아와 타이 기록이다.
결승전에 직행한 젠지가 190점을 획득한 상황에서 T1이 KT를 꺾을 경우 170점이 된다. 챔피언십 포인트 상위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맞붙기 때문에 승리한 팀이 직행, 패배한 팀은 챔피언십 포인트 최다 획득 팀에게 주어지는 2번 시드로 롤드컵에 진출한다.
반면 KT가 T1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할 경우 150점으로 T1과 동점이 되지만, 서머에서 획득한 포인트에 가중치를 두기 때문에 챔피언십 포인트 최대 획득 팀이 된다.
한편 T1은 한국에서 롤드컵이 열렸을 때 한 번도 출전한 적이 없다. 지난 2014년에는 2번 시드 결정전에서 삼성 갤럭시 화이트, 대표 선발전 최종전에서는 나진 화이트 실드에게 패배했다. 2018년에는 LCK 대표 선발전에서 젠지에게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