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유아가 기저귀 교환대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한국소비자원이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23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기저귀 교환대 추락사고 건수는 총 171건에 달했다. 2020년 7건, 2021년 19건이었다가 지난해에는 7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67건이 접수되는 등 갈수록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다.
우려되는 것은 전체 91.8%(151건)는 생후 12개월 이하 영아가 피해자라는 것이다. 머리나 얼굴을 다치는 사례가 가장 많았고, 심한 경우 뇌진탕 증상도 보였다.
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되는 기저귀 교환대에 안전 문제가 일부 발견됐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5개 제품을 살펴본 결과, 영·유아의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벨트를 갖춘 제품은 3개에 그쳤다.
아울러 1개 제품은 KC인증이 없었고 2개 제품은 사업자 주소와 제조연월 등과 같은 필수 표시사항이 누락돼 있었다.
기저귀 교환대는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에 따라 KC인증을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최근 건물 기저귀 교환대에서 13개월 된 아이가 움직이면서 낙상사고가 발생해 병원에 다녀온 A씨는 “잠시 기저귀를 정리하는 사이 순식간에 아이가 떨어졌다”며 “공공장소에 설치된 기저귀 교환대에 안전벨트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기저귀 교환대의 개별 안전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전반적으로 안전 요건과 표시사항 등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 결과를 소관 부처에 제공하면서 개별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KC인증 없이 판매되는 불법 어린이 제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기저귀를 가는 것 이외의 용도로 제품을 사용하지 말고 영·유아를 교환대에 올려둔 상태로 방치하지 않는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