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인하 기대감…“실적 좋아도 문제” 보험사 속앓이

車보험료 인하 기대감…“실적 좋아도 문제” 보험사 속앓이

기사승인 2023-08-24 06:37:02
쿠키뉴스 자료사진
역대급 실적과 안정적 손해율 관리로 손해보험업계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대형 4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77%대를 기록했다. 7월 말 누적 기준 삼성화재(77.4%), 현대해상(77.4%), DB손해보험(77.4%), KB손해보험(77.1%)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서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은 좋아진다. 손보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대로 본다. 

손보사들이 상반기에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이런 분위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상반기에 1조215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 등 주요 손보사들 역시 막대한 순익을 거뒀다.

이에 비해 보험업계의 사회공헌은 부족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화생명이 ‘2030 목돈마련 디딤돌저축보험’을 출시한 것 외에는 보험업계의 상생금융 지원이 은행·카드업계에 비해 저조한 편이라는 지적이다.

자동차보험료는 모든 자동차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것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구성 항목 중 하나다.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면 즉각 소비자 물가 지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에는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정치권도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을 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당시 정책위의장은 “세계적 경제위기 속 취약계층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겠다”면서 “자동차보험료가 민생에 부담되지 않도록 자동차보험에 대한 시장 동향과 자율적 기능이 작동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손보사들이 떼돈을 벌고 있다”, “‘빅4 손보사’는 아직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재차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결국 난색을 표하던 손보사들은 백기를 들었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4~5월 자동차보험료를 1.2~1.3% 가량 내렸다. 이후 지난 2월에 또 한번 자동차보험료를 2.0%~2.5%씩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메리츠화재는 2.5%를, KB손보·현대해상·DB손보는 2.0%를, 삼성화재는 2.1%를 각각 내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이 최근 2년 흑자를 본 것은 맞다. 그렇다고해서 이전까지 내리 적자로 손해 본 부분을 메꿀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말이 될수록 우상향하기 때문에 상반기 손해율만 보고 상황이 좋다고 판단하기는 섣부르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중소형 보험사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자동차보험료 압박이 커질수록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가 벌어지고 중소형 보험사가 살아남기 어려워진다. 결국에는 자동차보험 시장이 독과점 체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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