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과 함께 기업용 챗봇 출시 소식에 따라 국내 AI 관련주가 요동치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국내 대표 기술주인 네카오(네이버·카카오)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 기업도 AI 관련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전망은 희비가 갈릴 것으로 추정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AI 관련주들에 호재로 작용되는 시장 훈풍이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주가 급등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16% 급등한 487.84달러를 기록했다. 시가 총액도 1조2050억달러를 넘었다. 이후 31일까지 1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를 보여 493.55달러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이같은 주가 상승세는 2분기 호실적에 기인한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3일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1% 증가한 13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준 영업이익은 486.9% 급증한 78억달러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의 실적이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AI 관련 파트너십을 발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구글 클라우드는 컴퓨팅 가속화에 엔비디아 최신 칩인 AI100과 H100을 이용 중이다. 이번 파트너십에 따라 구글 클라우드는 엔비디아가 지난 8일 선보인 차세대 AI칩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도 탑재한다. 아울러 구글이 엔비디아의 H100을 탑재한 ‘A3 VMs’ 출시가 예정돼 엔비디아 제품 이용자들도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적에 이어 사업 확장 호재까지 발생한 셈이다.
AI 열풍을 일으킨 요인은 더 존재한다. 미국 스타트업인 오픈AI가 기업용 AI챗봇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해서다. 오픈AI는 지난해 11월에 챗GPT를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에 생성형 AI 붐을 선사한 바 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입력해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AI 관련주들은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표적으로 마음AI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종가 기준 마음AI 주가는 이번 주 60.48% 급등한 3만6350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주가는 4만25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시장의 호재 소식 외에도 삼성과 현대차의 방문 소식이 더해지면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이같은 AI 관련주들의 호조 속에 국내 대표 기술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 기업도 AI에 대한 집중 투자를 실시하면서 관련 서비스 출시에 몰두해서다. 다만 서로 간 차이점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3’에서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오픈AI의 챗GPT가 불러온 생성형 AI 열풍에 맞설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특히 9월에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CUE와 창작자를 위한 차세대 AI 글쓰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 베타 서비스 등 다양한 AI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6.26% 상승 마감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CUE 서비스의 전면적인 도입 이후 성장세가 15% 이상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또 하이퍼클로버X의 도입은 둔화되고 있는 거래액(GMV) 성장세를 반전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한발 늦은 모양새다. 네이버가 차세대 AI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베타 테스트 모집까지 진행한 데 반해 카카오는 오는 10월 중 자체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을 향상시킨 ‘코(KO)GPT 2.0’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AI 사업 타임라인을 제시한 네이버에 비해 카카오는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카카오브레인이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을 납득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가 하반기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