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배그 모바일)’ 국가대표팀이 ‘절절포(절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금메달을 따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3일 오후 3시 서울 강남 센터필드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앞서 배그 모바일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배그 모바일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버전의 배틀 모바일을 시연함과 더불어 단체 인터뷰에 응했다.
선수들이 시연한 배그 모바일은 이번 아시안 게임만을 위해 설계된 특별한 버전이다. 해당 버전은 이용자가 익히 알고 있는 ‘배틀 로얄’이 아닌 대인 사격이 불가능한 ‘철인 경기’에 가깝다. 총 4개 팀이 경쟁하며, 각 팀은 4명으로 구성된다. 선수들은 사막 배경의 맵 ‘미라마’에서 일련의 레이스를 치른다. 총 4가지 트랙이 있으며, 트랙당 3개의 구간이 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며 떨어진 선수들은 바로 총을 줍고 차량에 탑승한다. 대인 사격을 하지 않음에도 총을 줍는 이유는 하늘에 있는 ‘가속 과녁’을 맞추기 위함이다. 드라이버는 차량을 운전하는 동안, 슈터들은 가속 과격을 맞춰 차량의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구간별로 배치되어 있는 안내소와 검문소에 도착하면 ‘일반 과녁’과 ‘고속 과녁’, ‘스페셜 과녁’, ‘플라잉 과녁’ 등을 사격해야 한다. 일정 점수를 달성하면 다음 구간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모든 구간을 통과하고 결승선에 먼저 도달한 팀이 경기에서 승리한다.
아시안게임 버전은 슈터들의 사격 실력도 중요하지만, 제한된 동선 내에서 효율적으로 이동하기 위해 드라이버의 많은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 각 구간에 빨리 도달해 최적의 위치 선점해야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탄을 아껴야 가속을 끝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 전략 포인트다. 시연회에서 대표팀은 12분 8초만에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시연이 끝난 뒤 연습 상황과 각오 등을 취재진에게 전했다. 다음은 대표팀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 씩 부탁드린다
윤상훈 감독: 국내 리그가 끝난 직후 합숙을 시작해 지금까지 연습하고 있다. 하루 12시간 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비공식 평가전을 통해 대부분 국가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충분히 좋은 결과 보여드릴 수 있을 듯하다.
드라이버 ‘파비안’ 박상철(디플러스 기아): 한국e스포츠협회와 크래프톤의 지원으로 좋은 환경에서 연습 중이고 실력도 많이 늘었다. 아시안게임을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드라이버 ‘씨재’ 최영재(ZZ): 지난 대회가 끝난지 얼마 안 됐지만, 좋은 환경에서 연습하다 보니 짧은 시간에 많이 성장했다. 더 연습하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 기대한다.
슈터 ‘티지’ 김동현(농심 레드포스): 크래프톤과 한국e스포츠협회의 지원, 선수들의 생활(운동과 심리)을 분석해주는 분들 덕분에 ‘로드 투 아시안게임’보다 더 성장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의 결과를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슈터 ‘비니’ 권순빈(덕산 e스포츠): 지난 경기 때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와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기대 못지 않은 성적을 내겠다.
슈터 ‘스포르타’ 김성현(농심 레드포스): 많은 지원과 심리상담, 과학 차원에서 분석해주시고 도와주시기 때문에 더 많은 것들이 기대가 된다. 앞으로 남은 연습까지 최대한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준수 전력분석관: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 보통 결과가 안좋게 나와도 유종의 미를 거둔다 한다. 하지만 저희는 결과가 되게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유종의 미는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이다.
한정욱 전력분석관: 선수들이 매일 실력이 성장하는 게 눈에 띄게 느껴지고 있다. 전력 분석관으로서 최적의 동선과 가장 좋은 연습 방법을 위해 연구하고 선수들에게 훈련을 지시하고 있다. 김준수가 말한 것처럼 금메달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
기본적인 슈팅 피지컬도 기반이 되어야겠지만, 동선을 최적화하는게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 어떻게 연습하고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가
김준수 전력분석관: 시간을 자세히 밝히지는 못하겠지만, 12분보다는 더 빨라야 금메달을 얻을 수 있는 기록 정도라고 생각을 한다. 확실한 건 연습 때 그것보다는 더 잘 나오고 있다. 에임이나 슈팅 실력은 기본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저희 선수들은 세계적으로 뒤처지지 않는 선수들이다. 루트 전략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구간별로 뜯어내서 전략을 짜가고 있다.
윤상훈 감독: 1구간과 2구간에 진입하는 순서에 따라 효율적인 동선이 구분된다. 첫 번째로 진입 시, 혹은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마다 각기 다른 점수 획득 루트를 계획해 연습 중이다. 슈팅 실력은 사실 국내에서도 최정상급이다. 한국 선수들이 절대 세계 어느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기 때문에 슈팅과 운전 실력은 전혀 문제가 없다. 유일하게 걱정되는 부분은 4개 팀이같이 움직이게 되면 차량 사고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부분은 3개 조를 추가 섭외해 연습하고 있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대만과 홍콩과도 자주 연습 경기를 한다. 다만 각 나라들이 서로 전략을 노출하게 되면 동선이 다 보여서 연습 경기를 하더라도 전략 노출을 최대한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국내 선수들로 이루어진 파트너 팀이 3개 조가 구성돼있기 때문에 차량 사고나 그런 변수들조차도 선수들이 통제하는 수준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
배그 모바일은 대인사격이 중심이 되는 게임이다. 아시안게임에 맞춰 게임이 바뀌었을 때 선수의 솔직한 심경은 어땠나
박상철: 처음에는 대인 사격이 안되고 새로운 아시안게임 버전으로 한다고 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시안게임 버전을 처음 접했을 때 기존의 생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오로지 사격 실력으로만 할 수 있는 버전이 새로 나온 것 같아서 되게 새로웠다. 전력적인 부분도 있어서 매력을 느꼈다.
전력분석관으로서 선수들이 경기하는 걸 관전하고 분석할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됐나
한정욱 전략분석관: 다들 처음 하는 입장으로 시작하다보니, 다 같이 공부하는 수준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김준수의 말처럼 하나하나 다 직접 가서 분석해야 했다. 선수들을 각자 위치에 보내고 기대치의 점수 값을 계산하고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점수를 먹을 수 있는지 연구했다. 다른 팀이 이렇게 하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이렇게 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수를 많이 세워 놓고 있다. 느낌이 상당히 좋다. 매일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고 있고, 성장하는 것이 느껴진다. 큰 틀에서는 준비가 다 끝이 났다고 생각한다. 이제 반복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공격력만 조금 더 높이면 된다. 대회에 들어가서 저희 입맛대로 쓸 수 있는 전략들도 몇 가지 준비했다. 그것만 잘 생각하고 있으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상철: 차량 속도를 올리기 위해 가속 과녁이나 1구간, 2구간, 3구간의 고속 과녁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1분 20초 뒤에 나오는 스페셜 과녁에 제일 집중해야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메달을 딸 수 있는 확률이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항저우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윤상훈 감독: 마카오에서 열린 지난 경기에서는 국가 중 4위라는 기록을 했다. 3등과는 1~2초 밖에 차이 나지 않는 기록이었다. 1등을 했던 중국은 비공식적이지만 연습했던 기간이 꽤 오래됐던 것으로 전달받았다. 대만 등 모든 선수들이 저희보다 먼저 연습을 했던 상황이기도 했다. 저희는 짧은 시간에 연습을 통해 중국의 동선 분석이나 다른 팀들과의 평가전을 통해 계속 발전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메달은 무조건 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정도로 저희의 성적이나 평가전의 성적이 많이 좋다. 기대를 많이 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이미 지난 경기에서 나온 중국의 기록은 뛰어넘었다. 대만이나 홍콩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금메달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기 다른 팀에서 왔기 때문에 합숙을 통해 팀 연습을 하고 있다. 비공식이었지만 SK 핸드볼경기장에서 중국 현지 느낌을 내기 위해 모의 연습을 실시했다. 연습 파트너까지 총 16명이 모여 실제 경기장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스태프들이 영어나 중국어를 사용하고, 관중석에서 야유나 중국어 해설이 들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렇게 하루 정도 연습했다. 선수들이 세계 대회 경험은 많지만 국가적인 경기는 처음이기 때문에 그런 연습을 통해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국가의 연습 소식도 들었을 것 같다. 현재 메달권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어디인가
김준수 전력분석관: 지난 경기에서 나왔던 결과와 다르지 않다. 중국과 연습경기는 해본 적 없지만 지난 경기의 기록은 잡았기 때문에 우승권을 예상하고 있다. 나라를 나열해보자면 중국, 대만, 홍콩으로 생각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대표팀의 김정균 감독은 책상과 의자 등에서 선수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배그 모바일 대표팀도 이런 부분을 걱정하고 있나
윤상훈 감독: 다른 종목과는 다르게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한다. PC와는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세팅에 의해 영향받는 부분은 크게 없다.
최근까지 프로대회를 치렀다. 체력적으로 부담은 안 됐나
박상철: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건 없다. 원래 팀에서 했던 훈련량과 비슷하게 하고 있다.
원정 경기는 식단 관리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 부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윤상훈 감독: 기존에는 프로게이머들이 야간에 경기 등을 준비하는 게 많았다. 때문에 식습관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아시안게임은 경기가 오전이나 점심쯤이기 때문에 야식을 금지하고 골고루 아침, 점심, 저녁을 먹도록 연습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도핑 때문에) 선수촌에서만 배급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거에 맞춰 식단도 준비하고 있다.
대중들이 아시안게임에서의 배그 모바일을 접했을 때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한정욱 전력분석관: 특히 3구간은 역전하기 쉽고 역전당하기도 쉽다. 실시간 브리핑을 통해 가속 과녁을 쏴야 할 타이밍과 쏘지 말아야 할 타이밍을 잡을 것이다. 역전 그림 많이 나올 수 있다. 사격과 이동 포인트 등 구분해서 보면 재밌을 것이다.
삼성동=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