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단식 17일째를 맞았다. 야권과 사회원로들은 물론, 여권에서도 중단 요청이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단식과 관련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단식이 장기화되며 이 대표의 건강은 급속히 악화됐다. 최근에는 지팡이에 의지해 이동하고 있다. 접견 또한 누워서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원총회에서도 이같은 의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비명(이재명)계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이 대표를 찾아가 “건강해야 싸울 수 있다”며 단식 중단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밖에서도 이 대표의 건강을 우려, 단식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등 시민사회 원로들은 15일 국회 본청 당 대표실을 찾아 이같은 뜻을 전했다. 함 신부는 “이 대표가 일어나 병원에 가서 회복하고 살아 있어야 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상대(정부·여당)가 이 대표의 단식에 감동을 받지 못하니 다른 방법으로 함께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여권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자신의 SNS에 “단식 중단을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한다”며 “며칠 전 이재명 대표 단식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건강이 악화돼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도록 이제 단식을 중단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즉시 여야 대표회담을 열고 민생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하자”면서 “언제 어디서든 이 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날 SNS에 “단식초기 철부지 어린애의 밥투정 같다라고 했던 말을 사과드린다”며 “이제 단식을 중단하시고 건강을 챙기시기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각계의 만류에도 이 대표가 단식을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의료진이 입원을 권고했으나 이 대표는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능폭력정권에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