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밑도 끝도 없는 제안”이라고 맞섰고, 민주당은 “말로만 협치를 논하지 말고 수락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윤 대통령에게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밑도 끝도 없이 발로 문을 박차고 들어가 ‘사장 나오라고 해’라며 고함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제안은 전형적인 ‘딴청 피우기’ 화법”이라며 이 같이 밝히고, “시도 때도 없이 정부를 향해 악담을 쏟아내고, 조금만 수틀리면 국무총리든 장관이든 해임 건의와 탄핵을 일삼으면서 느닷없이 영수회담을 하자는 저의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 민생을 위한다면 각종 괴담으로 민생을 파탄 내고, 끊임없이 입법 폭주를 자행하고, 국회를 방탄장으로 만든 것부터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영수회담 수용을 촉구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야당을 모욕하지 말고 영수회담에 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언제까지 조작 수사를 핑계로 야당 대표를 모욕할 것인가”라면서 “만나지도 대화하지도 않으며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무슨 협치인가”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나서 영수회담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통령께서는 취임 전부터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실천을 약속했다”며 “원내 제1당 대표의 영수회담을 즉각 수락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 전 원장은 “1년 반 동안 협치 없는 실패한 정치로 총체적 국가 재난시대가 도래케 했다면 이젠 여야 영수가 머리를 맞대고, 여야가 국회에서 밤을 세워가며 소통 조정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성사된 바는 없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