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매인들 매의 눈으로 수산물 골라
- 2차 방류 후에도 수산물 가격 변동 없어
- 방사능 계측 시스템 설치한 횟집 인기
서울도심은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지만 바다냄새 비릿한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이하 노량진수산시장)의 밤은 쌀쌀해진 날씨와 상관없이 활기가 넘친다.
6일 새벽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물 유통을 자랑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매장 주변은 밤 12시가 넘어서면서 동과서, 남해안의 바닷가와 외국에서 수입된 신선한 수산물들이 속속 도착한다. 경매장에 붙어있는 수산물 하역 장에는 대형수조차량에서 펄떡이는 생선들이 경매를 위해 뜰채로 건져져 커다란 수통에 담겨 옮겨진다. 힘이 넘치는 생선 일부는 살기위해 수통 밖으로 튀어나와 바닥에 뒹굴어보지만 이내 하역작업자들에 의해 수통 안으로 담겨진다.
경매는 새벽 1시 패류부류를 시작으로 고급선어, 대중부류, 고급활어, 냉동부류 순으로 이어진다.
서울의 새벽 깨우는 도심 속 바다
생선들은 어종과 중량 순으로 노란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가지런히 진열되면 경매가 시작된다. 경매사는 일반인들은 알아듣기 힘든 빠르고 낮은 목소리로 생선의 상태를 소개하면서 생선 구입을 유도한다. 중도매인들은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물건을 다른 중도매인들보다 싸게 구입하기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손끝으로 연신 전자단말기를 누른다.
중매인들이 단말기를 통해 제시한 가격은 경매사의 컴퓨터에 바로 표시되고 경매사는 최고가를 확인 후 모니터에 낙찰을 알린다. 노량진수산시장의 이옥신 중도매인은 “아직 긴 추석연휴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본격적으로 생선이 반입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부터 성수기”라며 “어제부터 일본이 오염수를 또 방류하기 시작한다고 들었는데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오늘 경매가격이 떨어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낙찰이 된 생선들은 중도매인에게 물건을 구입한 상인이나 중도매인 본인이 운영하는 판매장소를 즉시 이동한다. 부지런한 시민들은 낙찰이 끝난 직후 가장 저렴하게 원하는 어패류를 구입할 수 있어 새벽에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면목동에서 아내와 함께 생선을 구입하러 온 이동원 씨는 “저도 좋아하지만 아버님이 워낙 회를 좋아하셔서 새벽에 오면 값도 저렴하지만 싱싱한 생선을 구할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면서 “오염수 문제는 아직까지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별로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송한웅 씨는 “이 곳을 찾는 시민들이 불안해하시는 분이 많아서 방사능 측정기를 설치했다”면서 “손님들이 눈으로 수치를 확인한 후 안심하고 회를 드신다. 덕분에 매출도 많이 올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2차 방류 시작
한편 일본 도쿄전력은 5일 오전 10시30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2차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2차 방류로, 1차 때와 비슷한 양인 약 7800t의 오염수를 처리할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1차 방류를 통해 오염수 7788t을 바다로 내보냈다.
정부는 5일 오전 시작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2차 방류와 관련, “국민 건강과 안전에 영향이 없도록 확인과 점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 검토팀은 방류 데이터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노량진수산시장의 관계자는 “저희 시장은 안전한 수산물 유통을 위해 매일 방사능 관련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