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와는 별 상관없네요” 노량진수산시장 새벽 경매 현장 [가봤더니]

“방류와는 별 상관없네요” 노량진수산시장 새벽 경매 현장 [가봤더니]

-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 첫 날, 수산시장 가보니
- 수산물 경매장은 찬바람 불면서 성수기, 활기 넘쳐 
- 1차 방류 때와 달리 상인도, 손님도 별 관심 없어

기사승인 2023-10-06 13:39:21
수산물의 배치가 완료되고 경매가 시작되자 가지런히 놓인 생선 사이로 일반인들은 알아듣기 힘든 경매사들의 빠르고 낮은 목소리가 쉼 없이 들려오다. 중도매인들은 경매 시작 전 혹은 경매가 진행되는 도중 자신이 구매하려는 어패류의 신선도 및 가격대를 꼼꼼히 살피며 마음 속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 중도매인들 매의 눈으로 수산물 골라
- 2차 방류 후에도 수산물 가격 변동 없어
- 방사능 계측 시스템 설치한 횟집 인기

서울도심은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지만 바다냄새 비릿한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이하 노량진수산시장)의 밤은 쌀쌀해진 날씨와 상관없이 활기가 넘친다.
중도매인은 고급어류, 대중성(大衆性)어류, 패류, 냉동어류별로 각자 주로 취급하는 부문이 있으며 취급부류별 및 어종별로 특화되어 있다.

6일 새벽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물 유통을 자랑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매장 주변은 밤 12시가 넘어서면서 동과서, 남해안의 바닷가와 외국에서 수입된 신선한 수산물들이 속속 도착한다. 경매장에 붙어있는 수산물 하역 장에는 대형수조차량에서 펄떡이는 생선들이 경매를 위해 뜰채로 건져져 커다란 수통에 담겨 옮겨진다. 힘이 넘치는 생선 일부는 살기위해 수통 밖으로 튀어나와 바닥에 뒹굴어보지만 이내 하역작업자들에 의해 수통 안으로 담겨진다.
경매는 새벽 1시 패류부류를 시작으로 고급선어, 대중부류, 고급활어, 냉동부류 순으로 이어진다.
남해 양식장에서 대형 활어차에 광어를 가득 싣고 노량진수산시장에 도착한 김지웅 씨는 활어를 경매장으로 옮기면서 “밤 늦은 시간에 고속도로로 쉼 없이 달려왔다”면서 “힘든 만큼 오늘 경매에서 높은 가격을 받아 집으로 돌아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새벽 깨우는 도심 속 바다
생선들은 어종과 중량 순으로 노란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가지런히 진열되면 경매가 시작된다. 경매사는 일반인들은 알아듣기 힘든 빠르고 낮은 목소리로 생선의 상태를 소개하면서 생선 구입을 유도한다. 중도매인들은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물건을 다른 중도매인들보다 싸게 구입하기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손끝으로 연신 전자단말기를 누른다.

중매인들이 단말기를 통해 제시한 가격은 경매사의 컴퓨터에 바로 표시되고 경매사는 최고가를 확인 후 모니터에 낙찰을 알린다. 노량진수산시장의 이옥신 중도매인은 “아직 긴 추석연휴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본격적으로 생선이 반입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부터 성수기”라며 “어제부터 일본이 오염수를 또 방류하기 시작한다고 들었는데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오늘 경매가격이 떨어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낙찰이 된 생선들은 중도매인에게 물건을 구입한 상인이나 중도매인 본인이 운영하는 판매장소를 즉시 이동한다. 부지런한 시민들은 낙찰이 끝난 직후 가장 저렴하게 원하는 어패류를 구입할 수 있어 새벽에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새벽 5시, 모든 수산물 경매가 끝나고 곧바로 시장을 찾는 새벽 소비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움직임이 분주하다.

면목동에서 아내와 함께 생선을 구입하러 온 이동원 씨는 “저도 좋아하지만 아버님이 워낙 회를 좋아하셔서 새벽에 오면 값도 저렴하지만 싱싱한 생선을 구할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면서 “오염수 문제는 아직까지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별로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일본 오염수 방류,횟집 방사능 계측 시스템 설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2차 해양 방류가 개시된 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한 점포에 방사능 계측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송한웅 씨는 “이 곳을 찾는 시민들이 불안해하시는 분이 많아서 방사능 측정기를 설치했다”면서 “손님들이 눈으로 수치를 확인한 후 안심하고 회를 드신다. 덕분에 매출도 많이 올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2차 해양 방류가 시작된 5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과 연결된 육교에 ‘오염수 괴담 믿지 말자’는 내용이 적혀있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2차 방류 시작
한편 일본 도쿄전력은 5일 오전 10시30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2차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2차 방류로, 1차 때와 비슷한 양인 약 7800t의 오염수를 처리할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1차 방류를 통해 오염수 7788t을 바다로 내보냈다.
수산물 초근거리 배송서비스 스타트업 '더캡틴'이 노량진수산시장의 한 매장에 '수족관 수중 계측 방식 미세방사능 계측기'를 설치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더캡틴이 자체 개발한 수족관 방사능 계측기는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우리나라 해역의 실시간 방사능 감시시스템과 유사한 형태로 활어가 저장된 수조의 해수와 수산물의 방사능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다'고 더캡틴 관계자는 밝혔다.

정부는 5일 오전 시작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2차 방류와 관련, “국민 건강과 안전에 영향이 없도록 확인과 점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 검토팀은 방류 데이터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노량진수산시장의 관계자는 “저희 시장은 안전한 수산물 유통을 위해 매일 방사능 관련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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