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달 인천 검단AA 21블록 지하벽체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알고도 제때 입주예정자들에게 알리지 않아 은폐의혹이 불거졌다. 국회는 16일 이한준 LH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동일한 질문을 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라며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이날 오전 “인천 검단 21블록 아파트 철근 누락이 감리 과정에서 발견됐는데 언론 보도가 있기 전까지 입주예정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이틀 후에 문자로 통보됐다”라며 “언론보도가 없으면 숨길 생각이었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사장은 “유감”이라며 “실무자들 사이에서 알려진 사실이라 송구하고 앞으로 보고체계를 소상히 준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에 “실무자든, 사장이든, LH에서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던 것으로 생각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LH가 발주하고 동부건설이 시공 중인 검단 AA21블록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지하 외벽(벽체)에 철근이 대량으로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감리단이 외벽 철근 누락 위험성을 발견해 LH에 알리고 전면 재시공을 주장했다.
LH는 그러나 기존 기둥에 철근을 덧대는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철근 누락 사실은 언론 보도 이전까지 입주 예정자들에게 밝히지 않아 은폐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외벽 재시공을 주장한 감리단장도 해임됐다.
LH가 감리단장 교체를 요구했느냐는 물음에 이 사장은 “그 부분은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직원들 예기를 들어보면 그게 아닌 것 같다”라며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감사 중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감리단장을 교체해달라고 요구한 LH현장소장께서 지난 주말 의원을 찾아와 인정하고 진술했다”며 “(LH가) 교체를 요구한 게 맞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감리단장은 교체를 거부했지만, 이후에 건축사 사무소가 보직을 해임했고, 그가 ‘나가지 않겠다’고 하자 휴가 중에 짐을 빼버렸다. 또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정직 처분됐다. 현장소장의 말 한 마디에 범죄자 취급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제 관점에서 볼 때 4월에 검단 붕괴사고가 발생하고 한 달 후에 또 사고가 났다. 같은 검단에서 철근 누락이 공사 입장에선 일이 커질까봐 걱정됐을 것”이라며 “보강만 하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데 감리단장이 일을 키우려고 하니까 눈엣가시라 내쫓은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사장은 “정황상 말씀에 동의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 한다”라면서도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감사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