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허위 광고 판치는데…‘불 구경’ 중인 소관 부처

SNS 허위 광고 판치는데…‘불 구경’ 중인 소관 부처

가짜 리뷰 등 소비자 피해 단속 쉽지 않아
책임 소재 벗어나 있어…제도 마련 시급
“정부 나서지 않으려...규제 미뤄지는 것”

기사승인 2023-10-19 06:36:56
픽사베이

# 40대 중반의 문미연(가명) 씨는 SNS 허위 리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문씨가 키우는 반려견은 4년 전부터 백내장 증상을 보여 왔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느낀 문씨는 반려견의 안구 치료를 위해 SNS를 뒤지기 시작했고, 부산의 한 안과 전문 동물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의 권유로 반려견은 백내장 수술을 받았지만 병원 측 과실 등으로 두 눈 모두 실명해 영구 장애를 얻었다. 그럼에도 해당 병원은 문씨의 반려견을 병원 블로그에 올리고 수술 성공 사례인 것처럼 거짓 홍보했다.

# “패치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볼 줄이야”, “해외에선 품절대란 일어날 정도로 인기” SNS 속 매혹적인 광고를 본 가정주부 이 모씨(여·65)는 주저 없이 눈밑지방 제거 패치를 구매했다. 이왕 사는 거 옵션을 붙여 2박스를 주문했다. 하지만 상품을 사용하고 일주일이 지났지만 지방 제거는 커녕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씨는 “SNS 후기를 보고 산 건데 돈은 돈대로 버리고 광고에 속은 것 같아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SNS상에서 허위 리뷰와 광고가 성행하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해당 법안들이 잘 마련돼 있음에도 관련 기관들의 법 집행 의지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시광고법 제3조에 따르면 광고 사업자 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등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해당 조항은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허위 광고 및 홍보 활동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의 허위·과장 광고들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수의 업체들은 홍보를 위해 접근이 쉬운 SNS를 통한 허위·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장 큰 문제는 이같은 피해를 막을 방도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SNS를 활용한 광고는 사적 영역으로 분류돼 수사 당국의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SNS 진입이 플랫폼에 비해 자유로워 모니터링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는 쿠키뉴스에 “기본적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커뮤니티 내 각각의 정해진 규정에 따라 제재 조치를 하고 있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놨다.

또 소관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페이스북 같은 SNS 업체는 (허위 광고) 적발이 쉽지 않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며 “사실상 허위 리뷰라는 게 제재가 된다고 해도 완전히 사라지는 게 어렵다. 상생 차원에서라도 각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정부의 솜방망이식 규제가 문제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반면 국회에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촘촘한 규제, 또는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에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계류 중인 상황에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계자는 이득이 우선되는 자본시장의 논리에 휘둘리는 관계 부처의 나태함을 꼬집었다.

박 의원실 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플랫폼들에 대한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다양한 영역이 얽혀 있고 정해진 소관 부처가 없다보니 허위광고가 중구난방으로 퍼지는 부분이 많다.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한데 누구 하나 나서지 않으려 하니 계속 규제가 미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SNS 허위 광고는) 최근 화제가 된 부분이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며 “관련 법안을 당장 개정하기 보다는 현행법으로 가능한 부분을 기관들에게 잘 살펴달라고 주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측은 SNS 허위 광고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계속 고민 중이라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SNS 뒷광고의 경우 3년 전부터 모니터링하며 자진시정을 유도하고 있다.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다”면서 “허위 리뷰 건은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며 “정부 예산 확보나 인력 등 제한이 있어 당장 방안을 마련하긴 쉽지 않으나 문제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