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업용 드론 활용의 도입 초창기부터 상당 부분을 중국산 드론이 선제적으로 장악하면서 국내 농업 기술의 자생력을 키우기가 어렵고 이것이 결국 국산 드론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농업용 드론 시장을 중국산 드론이 장악할 경우 국내 영농 데이터가 중국에 이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농촌 드론 활성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융자 지원 사업마저 수혜의 상당 부분이 중국산 드론에게 치중되면서, 국내산 농촌 드론이 설 곳을 잃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농촌용 드론에 대한 정부 융자지원 금액 중 중국산 드론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7년 62.6%에서 2020년 91.1%까지 폭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중국산 드론의 정부 융자 수혜율을 살펴보면 2017년 62.6%, 2018년 76.0%, 2019년 79.3%, 2020년 91.1%로 급증하다가 2021년부터 82.0%, 2022년 86.8%, 2023년 84.7%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의 융자 지원을 받은 농촌용 드론 총 1052대 중 705대가 중국산 드론(67%)이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가 농촌용 드론에 지원한 융자 금액은 총 138억9000만원이었는데 이 중 중국산 드론은 112억1000만원으로 총 지원 예산의 80.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이 국내 농기계 국산화를 위해 연간 약 7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농기계 국산화가 가장 시급한 드론 분야는 지난 5년간 중국산에 의해 더 빠르게 잠식되어 온 셈이다.
안병길 의원은 “중국산 드론의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이 엄연한 현실인만큼, 정부는 국산 농기계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제도적 보호 장치와 인센티브를 파격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농어촌공사 또는 농협 등 공공분야에서부터 국내 우수 기업의 농업용 드론을 일정 비율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판로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